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사진=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간 600억 달러(약 65조원) 규모의 관세 부과 및 기술이전 제한을 골자로 하는 ‘중국의 경제 침략을 겨냥한 대통령 각서(Memorandum Targeting China’s Economic Aggression)’에 서명했다. 각서에는 미국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대 중 무역 보복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오랫동안 준비를 해 온 것이다. 관세 규모가 600억 달러 정도에 이를 수 있다.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엄청난 지식재산권 도난 문제를 안고 있다. 매년 수천 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는 여러 가지 조처 등 시작일 뿐(This is the first of many)” 이라며 무역전쟁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무역에 있어서 우리는 한 가지 특별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나는 그들을 친구로 보고 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과의 무역 적자가 통제 불능이다”고 밝혔다.

대중 관세폭탄은 1974년 제정된 미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하고 있다. 미 무역법 301조는 외국이 미국을 차별하거나 비합리적인 관행을 갖는 경우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WSJ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새롭게 부과한 관세 600억 달러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전체 중국산 수입품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이번 대 중국 보복 관세 600억 달러는 중국이 미국 첨단 기업과의 합작벤처 투자 등을 통해 사실상 강압적으로 행사하는 기술이전 등에 따른 손해규모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섷명했다.

대중 무역보복 패키지는 15일 동안 미국기업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관세 대상 품목을 결정하는 과정을 거친 후 발효될 예정이다.

중국은 미국의 무역보복에 대한 맞불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30억 달러(약 3조 2400억원)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즉각 반응했다.

중국 상무부는 23일 웹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미 정부의 철강 232조 조치와 관련해 3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철강, 알루미늄, 와인, 돼지고기 등 품목에 대해 관세 보복을 방안을 밝혔다.

이날 미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이 미·중 통상무역 관계의 호혜상생의 본질과 대화·협상을 통한 갈등 해결 공식, 각계의 이성적 목소리를 무시하고 관세부과를 결정한 것은 전형적인 무역보호주의 행보다. 중국은 이에 강력한 불만을 표하고 완강하게 반대한다. 미국이 무역 전쟁을 원한다면 끝까지 싸워 합법적인 우리의 이익을 지키겠다”고 맞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제 발등을 찍는 행보다. 이는 미국 소비자와 기업, 금융시장의 이익을 훼손하고 세계 무역질서와 경제 안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남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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