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구개발 집약도. 사진=뉴시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중(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를 뜻하는 집약도)가 경쟁국들 중 최하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맹지은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연구개발 투자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연구개발 집약도는 자동차 산업 평균(4.5%) 보다 낮고, 독일의 반도 안 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자동차 연구개발 집약도는 2.8%로, 독일(6.2%), 프랑스(5.0%), 미국(4.6%), 중국(4.1%), 일본(3.3%) 등 경쟁국들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구개발비 규모 역시 독일이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일본, 미국, 프랑스, 중국, 한국 순으로 우리나라는 하위권을 머물렀다.

이에 대해 맹 연구원은 “특히 한국의 부품업체 투자비중은 26%로, 전체 평균(30.4%)에 못 미친다”며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로의 변화의 핵심이 자동차 부품인 만큼 이에 대한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기동력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IT기업과 부품업체들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완성차 주도의 수직적 연구개발 협력체제에서 수평적 협력관계로 연구개발 생태계를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가 핵심부품을 내재화하기 위해 계열화를 확대하는 전략을 갖는 것은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자동차 산업의 고착화된 전속거래는 중소 협력업체들의 대기업 의존도를 높이고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해 주지만 기술개발 의지와 역량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맹 연구원은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전자와 자동차산업은 연구개발투자의 절대액, 2500대 기업에 등재된 기업수 면에서 선진국과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진 이유로는 “선진국과 중국의 전자, 자동차기업들은 전략적 기술제휴와 기업인수를 통해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디지털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기업간 기술제휴와 기업인수는 매우 부진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정부가 기술, 제품, 산업 융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수년간 대규모 공급자 중심의 폐쇄적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어 변화가 쉽지 않다”며 “산업 전반에서 많은 기업들이 연구개발 활동으로 혁신 역량을 제고해 혁신 기술을 이끌 수 있도록 개선책과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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