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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정족수를 채워주던 ‘섀도우보팅’ 제도 없는 첫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당국의 ‘주총 활성화’ 노력에도 불구, 특정일에 주총이 몰리는 ‘슈퍼 주총데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상장회사 주주총회 비상대응반’ 회의를 개최하고 작년보다 주총 집중도가 일정부분 완화됐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해 주총이 가장 많이 개최되는 날은 23일로 전체 539개사, 27.8%가 몰렸다. 이는 지난해 892개사, 48.5%보다는 약 20%포인트 정도 감소한 수치다.

주총이 몰린 ‘탑3’는 23·28·30일로 10개 회사 중 6개 이상이 이들 날짜에 주총을 개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투표를 신청한 상장회사는 지난해 688개사에 비해 30%포인트 정도 감소한 483개사, 24.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섀도우보팅 제도 활용 요건에 전자투표 실시가 포함돼 있었다”며 “올해 신청 회사들은 자발적이라는 측면에서는 고무적이지만 개수가 감소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기대’대로 주총을 분산 개최하고 전자투표도 실시하는 회사는 전체 1947개 상장회사 중 250개사로 집계됐으며, 반면 810개사는 집중일(올해 기준 23·29·30일)에 주총을 개최하면서도 전자투표를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주까지 171개사가 정기 주총을 마쳤으며, 이중 3개사를 제외한 168개사의 주총 안건이 모두 의결됐고, 이번주부터는 2주간 1768개사의 주총이 개최된다.

그러나 이중 102개사는 의결 정족수 부족이 예상돼 주총 비상대응반에 의결권 확보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당국은 2주간 예탁결제원에 주총특별지원반을 설치·운영하는 한편, 102개 집중지원 대상 기업을 위해 금융투자협회의 역할을 독려할 계획이다.

김 부위원장은 “관행처럼 정착된 상장기업들의 주총 모습을 변화시키는 것은 하루아침에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특히 상장회사와 소액주주들의 주총에 대한 인식 전환은 증권 유관기관들이 많은 기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설득해야 그 성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진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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