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및 도곡동 땅 "나는 모르는 일"

사진=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21시간 가량의 고강도 검찰 조사를 받고 15일 오전에서야 귀가했다. 이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23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 9시49분부터 오후 11시56분까지 14시간 동안 검찰조사를 받았다. 이후 조서열람을 마친 이 전 대통령은 15일 오전 6시25분 귀가했다.

검찰 소환 당일 이 전 대통령은 오전 9시15분쯤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에 탑승한 채 자택을 빠져나와 중앙지검으로 향했다. 이 차량은 약 7분 후인 오전 9시22분 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1분 후 차량에서 내렸고, 포토라인에 서서 미리 준비해온 A4용지를 꺼내 내용을 읽었다.

이 전 대통령은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면서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100억원대 뇌물 혐의 부인하나’ ‘다스는 누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10층으로 올라가 현 수사 책임자인 한동훈 3차장 검사와 조사를 담당하게 될 특수2부 송경호 부장검사(48·29기), 첨단범죄수사1부 신봉수 부장검사(48·29기) 등과 티타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편견 없이 조사해 달라”고 말했고, 한 차장 검사는 “법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9시49분쯤부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도 했던 1001호실에서 진행됐다. 조사 과정은 이 전 대통령 측에 동의하에 영상녹화됐다.

검찰에서는 먼저 신 부장검사가 나서 다스 등 차명 의혹 재산의 실소유주 관련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묵비권이나 거부권 행사 없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본인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다스와 도곡동땅 차명 의심 재산들은 본인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오전 신문은 오후 1시5분에서야 마무리됐다. 이 전 대통령은 인근에서 배달시킨 설렁탕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식사 시간과 휴식을 마친 이 전 대통령은 오후 2시쯤부터 다시 조사를 받았다.

신 부장검사의 조사는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은 관련 혐의에 대해 몰랐거나, 설령 있었더라도 실무선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약 20분간 휴식을 취한 이 전 대통령은 오후 5시20분쯤부터 송 부장검사로부터 특수활동비와 삼성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사건 등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자정에 임박한 14일 오후 11시56분쯤에서야 마무리됐다. 이 전 대통령은 6시간 넘게 조서를 꼼꼼히 열람한 뒤 15일 오전 6시25분 중앙지검을 나왔다.

다소 지친 표정의 이 전 대통령은 조사를 마친 심경과 다스 실소유 의혹 입장변화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출석 때 이용했던 제네시스 차량에 올라타고 검찰청사를 빠져나가 자택으로 돌아갔다.

사진=이은성 기자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검찰에 출두할 당시 시민들은 자택 주변에 모여 ‘이명박 구속’을 외쳤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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