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의존도 낮출 것…스마트 물류 본격화
글로벌 40개국 진출…물동량 기준 세계 10위권
자동화 창고, 직접 투자 안할 것

홍원표 삼성SDS 사장. 사진=이건엄 기자

삼성SDS가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물류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기존 강점이던 IT기술을 바탕으로 물류사업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삼성SDS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SDS는 8일 자사 판교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 물류 사업 전반에 대한 설명과 계획을 밝혔다.

이날 김형태 삼성SDS 물류사업부문장(부사장)은 “스마트 물류 플랫폼인 ‘첼로(Cello)’는 플랫폼 중심 회사로 변화하는 선제 플랫폼”이라며 “물류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관련 업계와 협업할 수 있는 지능형 물류 플랫폼 서비스를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의 말처럼 삼성SDS의 물류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 삼성 SDS는 2012년 물류 사업에 뛰어들어 지난해 4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 상반기까지는 삼성전자 물량만 맡았지만 이후 대외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지금까지 40개국에 진출했다. 올해 국제 물동량은 항공 49만t, 해상은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100만개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10위권 수준이다.

삼성 SDS의 물류 사업은 현재 물류 아웃소싱 사업인 ‘첼로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와 스마트 물류 솔루션 ‘첼로 플러스’, 중소업체와 e커머스(전자상거래) 중심의 서비스인 ‘첼로 스퀘어’로 구성됐다. 첼로 스퀘어는 이달 시범 버전을 열었고, 오는 6월 본격적으로 개시할 예정이다.

첼로는 원자재 조달부터 창고 이송과 관리, 고객 직접 배송까지 엔드 투엔드(end to end ) 서비스를 아우른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을 접목해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 SDS 는 인공지능 기반으로 판매량을 예측해 재고를 관리하는 배송센터를 구축해 지난 1년 반 동안 독일 428곳, 오스트리아 53곳의 전자제품 유통 매장에 적용했다.

AI 기반의 자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브라이틱스(Brightics)’AI '를 이용해 해당 매장의 지난 3년간 판매 데이터를 날씨, 휴일, 이벤트 등 30개 요소로 분석해 수요를 예측했다.

그 결과 독일에서는 영업사원이 하루 걸리던 예측 시간을 10분으로 줄였고, 판매예측 정확도는 25%p 이상 향상됐다.
삼성SDS 는 블록체인 기술을 부산지역 수산물 가공업체 삼진어묵에 시범 적용한 사례도 소개했다.

삼진어묵에 적용된 ‘유통이력 관리 시스템’은 위변조가 불가하고 정보 공유가 용이한 블록체인의 특성을 활용해 입고부터 가공, 포장, 판매에 이르는 과정을 소비자와 공유한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제품 포장지에 있는 QR 코드를 찍으면 원산지, 제조사, 제조일, 유통기한 등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삼성 SDS 는 블록체인 기술을 원산지 증명과 무역 금융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국제 무역 상의 모든 서류를 블록체인화하는 것”이라며 “매우 큰 프로젝트인 데다 너무 많은 국가 간 규제가 존재해 규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S 는 이날 ‘첼로 컨퍼런스 2018’를 열고 물류와 제조, 유통 등 업계 관계자들과 스마트 물류 혁신 사례와 트렌드를 공유했다.

김형태 삼성SDS 부사장. 사진=삼성SDS

다음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삼성SDS 관계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첼로를 통해 예측한 수요가 실제 값과 차이를 보였다. 이유는?

예측을 통해 맞추는 것은 50%를 넘기기 힘들다. 기존 매뉴얼로 하는 방법과 시스템을 통해 예측하는 것은 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첼로 디맨드 센싱’ 알고리즘을 통해 접근했더니 판매 예측 정확도가 기존 보다 더 높아졌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다.

물류비와 관련해 설명해 달라

물류비의 경우 역물류가 일반 물류에 비해 3배 이상 많이 든다. 최근 소규모 샵도 포캐스팅이 중요해졌는데 SCM 은 비싸고 무겁다. 물류 대행사가 이것까지 대행하면 보다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 물동량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것 같은데 향후 줄여나갈 계획이 있는가?

물류 서비스에 나선 2012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는 의도적으로 삼성전자의 물동량만 맡아왔다. 삼성전자의 물류만 하더라도 충분히 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물동량은 글로벌 1위 수준이다. 우리는 삼성전자를 통해 물류 내부 역량을 충분히 쌓은 다음 외부 사업에 나갈 계획을 세웠다. 현재 전체 삼성전자 비중은 85%, 관계사 5%, 대외적인 부분은 10% 정도다. 대외부분은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향후 블록체인 기술을 오픈할 계획이 있는가?

삼성SDS의 플랫폼도 오픈 소스 기반으로 이뤄져 있어 지난해 5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을 때부터 컨소시엄 내부에서 시스템을 공유하고 있다. IT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가 백본을 만들어 놓으면 향후 시스템 활용이 활성화 되면서 또 다른 사업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활용하고 있는 창고 관리 플랫폼을 통해 자동화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창고 자동화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는 진행하지 않는다. 다만 자동화 창고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접근해 창고 운영 등에 중점을 둘 것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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