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찬물 끼얹지 않기 위한 고의적 조정”
1월 중순부터 리베이트 거의 고정
지난해 말 20만원대 후반…지금은 50만원대
“재고 소진 영향 가능성 배제 못해”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갤럭시S9이 사전예약에 돌입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전작인 갤럭시S8의 가격은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특히 저가 기조를 보였던 지난해 말보다 2배 가까이 비싼 상황이라 소비자들이 선뜻 갤럭시S8을 선택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갤럭시S9 흥행에 찬물을 끼얹지 않기 위해 이통사와 제조사가 고의적으로 가격을 조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낸셜투데이가 입수한 강변테크노 마트와 신도림테크노마트, 국제전자상가 등 휴대폰 집단상가에서 유통되는 단말기 가격에 따르면 지난 5일 번호이동 기준 모든 공시지원금과 리베이트를 포함한 갤럭시S8과 갤럭시S8+의 평균 가격은 각각 49만원, 54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12월 28일) 기준 가격인 29만원, 33만원 보다 각각 70.4%, 64.4% 증가한 수치다.

갤럭시S9 출시로 갤럭시S8 시리즈의 가격 인하를 기대했던 소비자들은 김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례상 신형 모델이 나올 경우 구형제품은 재고 처리를 위해 이통사와 제조사에서 리베이트 액수를 높이지만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은 전혀 보이질 않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초까지만 해도 30만원대를 유지했던 갤럭시S8의 가격은 중순 이후부터 40만원 후반을 유지하며 지금의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인천에서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위에서 내려오는 리베이트 규모가 작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 말 20만원대까지 떨어졌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고객들은 대부분 갤럭시S8 선택을 피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갤럭시S9의 판매에 악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한 제조사와 이통사가 가격 조정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갤럭시S9과 갤럭시S8이 디자인과 스펙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구형의 가격을 지나치게 낮출 경우 간섭효과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단말기 유통 관계자는 “성능과 디자인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 다면 구형의 낮은 가격이 신형의 초기 흥행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갤럭시S9이 본격적으로 인도되기 전까지는 갤럭시S8의 가격이 떨어지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통업계는 말을 아꼈다. 재고 물량에 따른 가격 차이 등 다른 변수를 배제하기 힘들다는 게 그 이유다.

이통사 관계자는 “리베이트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며 “갤럭시S9 출시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조정한 것일 수 도 있지만 재고 소진에 따른 변동일 가능성도 배제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28일부터 3월 8일까지 갤럭시 플래그십 제품 최초로 출시되는 자급제 단말기를 포함해 ‘갤럭시 S9’ 갤럭시 S9+’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사전 예약 판매 고객들에게는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의 유무선헤드폰, ‘덱스 패드(Dex Pad)’ 2018년 신모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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