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사진=뉴시스

최근 저가항공의 수요 급증 여파로 하늘길이 과포화되면서 항공 슬롯 부족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25일 국내 주요 국제공항마다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용량을 늘려야 하는데, 인천·제주·김해공항 등 상당수 공항에서 슬롯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인천국제공항 슬롯은 62회, 제주국제공항은 34회다. 이는 시간당 항공기가 뜰 수 있는 용량이 각각 62회, 34회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 공항 슬롯은 100% 포화 상태”라면서 “시간당 35개 가량 쓰는데 그 이상으로 늘리려면 현 단계에서는 도착 비행기와 그 다음 도착하는 비행기 간격을 붙이는 것 뿐이다. 하지만 너무 붙으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 LCC(저가항공사)도 해외에서 슬롯이 부족해서 못 들어온다는 지적이 많다. 차별해서 그런게 아니라 슬롯 자체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슬롯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규 LCC들은 사업을 확장하려고 하는 부분이 있는 반면, 기존 업체(대형항공사)들은 가지고 있는 슬롯을 빼앗기지 않으려 한다”며 “어떤 식으로 슬롯을 배정하는게 효과적인지 검토하고 있는데, 방안은 연말까지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토부는 LCC 업계가 ‘항공 수요 급증’을 이유로 슬롯 배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에는 의문을 보였다.

이와 관련 국토부 한 간부는 “LCC 항공사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시간대를 달라고 한다”며 “인천공항은 야간이나 아침 7시 이전에는 슬롯이 있다. 그 시간대를 놔두고 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가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는 기재가 늘어 수요가 늘어난 부분도 있다”며 “LCC들이 공격적으로 항공 기재를 많이 들여온다. 그래서 비행기가 뜰 노선이 필요하고, 계속 많이 띄우기를 원하는 것이다. 수요가 증가해 공급이 늘어난 건지, 공급이 늘어서 수요가 생긴 건지는 물음표”라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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