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에 부츠‧시코르까지…
2017년 H&B시장 규모 1조7000억원, 2016년 比 30% 증가
전문가들, “올해도 비슷한 성장세 이어갈 것” 전망
선발 주자들 공격적 점포 확대 전략
후발 주자 신세계, 날개 필 수 있을까?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 롯데롭스 등으로 분할됐던 H&B시장에 후발주자인 신세계백화점이 도전장을 내밀며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됐다. 대규모 유통업체들이 H&B시장에 집중하는 까닭은 그동안 H&B시장이 보여준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시장점유율이 80% 이상을 달리는 공룡 CJ올리브영과 어렵게 그 뒤를 추격하고 있는 GS랄라블라 그리고 롯데롭스 사이에서 신세계백화점이 날개를 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해부터 H&B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부츠’라는 브랜드를 통해 H&B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고, 신세계백화점의 멀티샵인  ‘시코르’ 또한 최근 올리브영 서울 강남본점 인근에 첫 로드샵을 개점하면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의 이 같은 전략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H&B시장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긴 하지만 이미 시장을 선점해 온 업체들의 경쟁력도 강화되는 추세기 때문이다.

지난해 H&B시장 규모는 약 1조7000억원으로 2016년 1조3400억원에 비해 30%가까이 증가했다. 2009년(1500억원)에 비해서는1000%가량 , 2013년(6320억원) 대비 200%가량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H&B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 성장률로만 보면 편의점(년 평균 15% 성장)을 뛰어넘는 속도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역시 비슷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흐름 속에서 이미 H&B시장에 뛰어든 유통 대기업들은 H&B스토어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공격적 점포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각 업체의 매장수는 올리브영 980개, GS왓슨스 188개, 롭스는 96개로 올리브영이 전체 시장의 80%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올리브영은 2010년 말 매장수가 90여개에 불과했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2016년에는 매출 1조원을 넘겼고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약 40%에 육박한다. 또 그동안 H&B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발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별, 상권별로 매장을 차별화함과 동시에 소비자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GS리테일은 2005년 10월 홍콩 드럭스토어 왓슨스와 ‘왓슨스코리아’라는 합작법인을 세우고 국내 H&B스토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재작년까지 6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맥을 추리지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GS리테일이 지난해 2월 왓슨스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왓슨스코리아의 나머지 지분 50%까지 끌어안으면서 합병하면서 날개를 피기 시작했다. 왓슨스를 단독 운영하게 된 GS리테일은 지난 6일 브랜드명을 ‘랄라블라’로 변경하고 시장 점유율 늘리기에 박차를 가하면서 판매 전략을 재정비 하고 있다. 올해엔 매장 200개를 확보를 목표로 출점속도에도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2013년 홍대점을 오픈하면서 H&B시장에 진출한 롭스는 구체적으로 매출을 밝히진 않았지만 50% 매출 신장을 목표로 하는 사업 계획을 밝힌 상태다. 롭스의 새 수장이 된 선우영 대표는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 사업도 본격화 할 것임을 예고했다. 롭스는 2014년 30개, 2015년 53개, 2016년 87개에 이어 2017년 96개까지 매장을 늘리며 약진하고 있다. 매장 100개 돌파를 앞둔 것으로 왓슨스가 매장수 100개를 돌파하는 데 10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무서운 성장세다.

각 업체들이 시장점유율 방어와 차별화 전략을 위해 애쓰고 있는 만큼 가장 늦게 시장에 참여한 신세계의 도전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전문가는 “H&B스토어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14% 성장을 지속하면서 2조7500억원 규모로 전체 화장품 시장의 5.7% 비중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국 화장품 시장 규모가 지난 2016년 기준 연간 14조원인데, H&B스토어 비중은 3.6%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며 성장성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이 대형 유통업체들이 H&B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하지만 대형 공룡인 CJ올리브영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자 랄라블라와 롭스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가장 늦게 참여한 신세계 또한 심기일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H&B스토어는 무분별한 출점이나 제품 출시에 있어서도 지역 내 소상공인들이 판매하는 품목과 겹치지 않는 제품을 선정해야 하는 등 정부의 유통 규제기조와 맞춰나가야 하는 제약이 존재한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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