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약정 25% 확대 등으로 수익성 악화
정부 통신비 인하 압박에 전망 ‘불투명’

 

SK텔레콤의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기준으로는 자회사의 활약에 우상향 곡선을 그렸지만 SK텔레콤만 봤을 때는 수익성이 악화됐다. 특히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6977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 됐다고 5일 공시했다. 반면 매출은 12조4680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1.0%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1조3311억원으로 9.4% 증가했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 감소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LTE로 대표되는 4G 가입자가 포화상태인데다 약정 요금할인이 20%에서 25%로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선택약정 요금할인은 보조금 대신 월 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다. 보조금은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서로 나눠 분담하지만 요금할인은 오롯이 이동통신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50%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라 선택약정으로 인한 타격이 경쟁사에 비해 크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통3사 경쟁구도에 따라 순증 가입자 규모는 지속 변화한다”면서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는 캐팩스 증가, 25% 요금할인 가입자 증가의 영향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이동통신시장 가입자가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 3만9000명의 가입자가 순증했다. 가입자 순증 규모는 전년대비 73.2% 급감했다.

여기에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은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을 얻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당장 비상이 걸린 SK텔레콤이지만 향후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선택약정 25% 요금할인 대상이 신규가입자에서 약정 만료 가입자들로 확대 되는데다 보편요금제 등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편요금제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을 통해 월 2만원대에 음성 300분, 데이터 1~2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토록 하는 제도다.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전체 요금제를 낮추는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SK텔레콤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5366억원으로 전년 대비 0.1%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2조6576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60.1% 증가했다. 매출은 17조5200억원으로 2.5% 늘었다.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은 미디어 사업 성장과 11번가 수익성 개선 영향으로 증가했다”며 “당기순이익은 SK하이닉스의 지속적인 실적호조에 따른 지분법 이익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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