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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진보라 기자] 코스닥 시장의 ‘셀트리온 3형제’를 비롯한 바이오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버블화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3일 “최근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의 주가 조정이 코스닥 바이오의 ‘민스키 모멘트’의 현실화 가능성을 암시하는 전조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깊어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민스키 모멘트란 경제적 안정에 도취돼 리스크에 크게 둔감해졌던 이들이 투기적 차입을 늘려가다 어느 순간 이를 감당할 수 없어 우량자산 투매와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는 현상이다.

그는 “금융 투기의 역사를 수 놓았던 대부분의 ‘버블’들은 민스키 모멘트를 경험하며 파국을 맞이했다”며 “민스키 일반 모델과 현재 코스닥 바이오 주가 경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먼저 펀더멘탈 측면에서 국내 바이오 종목들의 주가를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는데,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벤치마크(BM) 기준으로 보면 한국 바이오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며 “기술력과 재무적 성과 모두 글로벌 피어(Peer)와 견줄 수 있는 어느 지점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3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를 인상할 경우 세계 증시의 초점이 바이오 종목과 같은 성장주보다는 가치주로 옮겨갈 것이라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4분기 실적 시즌이 일단락되고 나면 시장 초점은 다시금 연준의 금리 인상 변수에 집중될 전망”이라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 추정 연준의 3월 금리 인상 확률은 73.7%”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의 학습효과에 따르면 이미 기정사실화 수순에 접어든 연준의 금리 인상 리스크는 국내·외 증시 전반에 걸쳐 사전적 스트레스 반응으로 파급될 공산이 크다”며 “이는 글로벌 스타일 및 섹터 주도권이 경기 민감 대형 가치주로 이동할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과 코스피200 지수에의 편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과연 셀트리온이 현대차, SK하이닉스, POSCO, KB금융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업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며 “이는 비단 셀트리온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코스닥 바이오 전체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셀트리온 이전상장의 진의는 한미약품, 삼성바이오로직스을 넘어 코스피 대표 기업과의 직·간접적 대결 구도가 본격화됨을 의미한다”며 “향후 수급 여건은 가시밭길이 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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