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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박상아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가 올해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과는 달리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최근 오히려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608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527억원으로 같은기간 3.5% 올랐다.

‘미샤’ 브랜드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도 선전했다.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32억원, 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1.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29% 늘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187억원, 132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14.2%, 39.7% 감소했다.

토니모리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3분기 토니모리의 매출은 4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6% 감소했고 27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토니모리의 실적이 감소하긴 했지만 올해 국내 경제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휘청거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이들은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라 면세 채널과 주요 관광 상권의 부진으로 타격을 받긴 했지만새로운 브랜드를 중국 현지에 진출시키거나 기존 브랜드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중국 내에서의 성장은 이어가는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 같은 경우, 지난 9월 라네즈 세포라 매장 입점과 이니스프리 뉴욕 플래그십스토어 1호점 오픈 등으로 국외에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방 브랜드 설화수도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 있는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중동 두바이에 에뛰드하우스는 1호점을 열었다.

토니모리는 지난 10월 중국 화장품 전문 유통기업 DMX와 중국 내 독점판매 및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토니모리가 자회사인 청도법인에 물품을 공급하고, DMX가 이를 중국 온·오프라인 채널에 유통하는 내용이다. 총 계약 규모는 5년간 23억5000위안이며, 한화로는 4000억원에 달한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브랜드 전략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지난 10월 LG생활건강은 오휘, VDL, 빌리프 등 3개 브랜드를 중국 현지에 진출시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사드 배치 이후에도 중국 현지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사드보복으로 수출이 어려워진 상태에서도 중국 현지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규모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으로 사드 보복으로 많은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에이블씨엔씨는 중국에 투자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사드문제로 중국 시장성이 저평가 됐지만 중국내 K-뷰티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봐 투자를 늘렸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드사태를 통해 업계가 전반적으로 전보다 어렵긴 했지만 문제를 적극적으로 극복하려고 노력했다”며 “또 기본적으로 내년 초부터 중국의존도를 낮추는 유통구조 개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가 향후 5년 내 세계 3대 화장품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오는 2022년까지 ▲연구·개발(R&D) ▲시장진출 ▲산업인프라 ▲제도개선 등 4대 목표와 31개 추진 전략을 시행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이들 전략을 총 지휘할 화장품산업 컨트롤 타워를 세우고, 산업 인프라 강화와 수출 촉진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 등 한류 영향이 높은 국가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설치해 잠재 수출시장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해외 현지 전문기관과 공동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세우고, 현지 유통업체와 유통망을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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