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할인폭은 35%…“영업사원 생존권도 생각해야” 반론

▲ 사진=르노삼성자동차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자동차의 인터넷 판매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자동차가 고가의 재화라는 점에서 직접 확인하지 않고 구입하는 온라인 판매가 성공하려면 가격이 합리적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자칫 가격 설정에 실패할 경우 기존 영업사원들의 생존권을 해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해 제조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9월 적용했던 온라인판매 시스템인 ‘e-쇼룸’을 전차종에 확대 적용했다. 소비자가 전시장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 쇼룸에서 차량의 트림과 옵션, 컬러, 보증상품 등 견적을 내고 계약금까지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온라인 간편 또는 신용카드로 결제 후 선택한 영업점을 찾아 계약서 작성 등의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르노삼성은 가격 정찰제를 운영 중이기 때문에 딜러 역량에 따른 할인 및 옵션 제공 차이가 없어 e-커머스 시스템 도입이 가능하다.

국내 판매 재개를 준비 중인 폭스바겐코리아(이하, 폭스바겐)도 온라인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와 협업해 온라인을 통해 재판매에 돌입한다. 현재 이에 대해 폭스바겐 측의 공식입장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업계서는 르노삼성의 방식과는 다른 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제조사들의 인터넷 차량 판매를 반기면서도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선 가격 결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직접 경험하고 구매해야 하는 재화로 인식돼 있는 자동차의 특성상 영업사원의 할인이 구매에 큰 영향을 준다. 인터넷 판매의 경우 이런 별도의 할인이 없는 만큼 합리적인 가격대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비공식적으로 영업사원의 할인이 많게는 30% 가까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감안한다면 인터넷 판매 차량의 가격은 현재 공식 판매 가격의 3분의 2 수준이 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이보다 가격을 높게 책정할 경우 인터넷판매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영업사원들은 온라인에서 30%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차량이 판매되기 위해선 기존 영업망의 보존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한다. 영업사원이 진행하는 할인이 구매자마다 다른 만큼 온라인에서 일괄적으로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면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A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한 영업사원은 “영업사원의 프로모션 만큼 가격을 내릴 경우 기존 영업망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영업사원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온라인 판매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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