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후, ‘수익성 감소’에 ‘자본 건전성 악화’ 전망

이태운 DB생명보험 사장,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손현지 기자] 최근 보험업계 안팎으로 DB생명보험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올해 8월 이태운 DB생명 사장의 연임이 결정된 직후, 수익성 감소와 건전성 악화까지 겹쳐 경영 위기설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이태운 DB생보 사장은 지난 2014년부터 재임기간 3년 동안 회사 수익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주주들의 신뢰를 받아왔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2014년 288억원, 179억원에서 ▲2015년 535억원, 499억원으로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2015년에 세운 최대 실적 보다는 감소했지만 영업이익 519억원, 당기순이익 376억원 등을 기록하며 실적 호조세를 이어갔다.

실제로 DB생보의 실적은 이 사장의 취임을 기점으로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의 경영 능력을 오는 2020년까지 임기를 연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연임이 결정되자마자 DB생보는 기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올해 3분기 DB생명의 당기순이익은 9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13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124억원, 161억원) 보다 각각 27.4%, 29.8% 가량 감소한 셈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재연임한 이태운 사장은 당장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며 “금리인상과 신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 내년부터는 자본 확충을 위한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자산건전성은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인상, 신 회계기준 이슈...자본 확충은 더욱 악화

오는 2021년 신 보험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생명보험업계는 현재 자본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DB손보도 마찬가지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지표가 일제히 악화된 상태였다.

먼저 보험사의 자산 활용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운용자산수익률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 2015년에는 전년(4.46%)대비 0.09%포인트 오른 4.55%를 기록했지만 2016년엔 0.24%포인트 내린 4.31%, 이어 올해 3분기에는 3.83%로 점점 감소추세다.

DB생명은 최근 금리인상이 확정되면서 채권평가손실이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전환시키면서 채권 평가이익을 남긴 바 있다. 그러나 금리가 상승하면 기존 채권을 시가로 평가하는 만큼 손실이 불가피하다. 

국제회계기준에서에 따르면 계정 재신청 주기가 3년이므로, DB생명은 2019년까지 계정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RBC비율 추이도 하락세다. RBC 비율이란 보험사가 보험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나타낸다. 지난 2014년 207.7%였지만 2015년 182.4%, 2016년 179.5% 등으로 줄었고 올해 3분기도 175.4%에 그쳤다.

따라서 DB생명의 경우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부채라도 줄여야 하지만 이마저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채총계는 2014년 7조6104억원, 2015년 8조6905억원에 이어 2016년 10조원을 돌파해 올해 3분기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중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DB생보의 경우 RBC비율이 줄고 부채는 늘며 자산운용수익률도 악화돼 앞으로 자본 확충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최근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지만 30년 만기 상품으로 발행금리가 높기 때문에 효과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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