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절반이상이 라그나로크 IP…“젊은 수요층 공략 어려워”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의존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최근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체 매출 절반 이상이 라그나로크 IP에서 나오는 상황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그라비티가 올 3분기까지 로열티 수익과 게임운영 수익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총 40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4.4%를 차지하고 있다. 로열티 수익이란 브랜드나 지적재산권(IP)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팔아 얻은 수익을 뜻하며 게임운영수익은 PC 온라인게임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말한다.

현재 그라비티가 운영하고 있는 PC 온라인 게임과 IP가 라그나로크가 유일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라그나로크에서 나오고 있는 셈이다.

물론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 이후 신규 게임 개발에 소홀히 했던 것은 아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이외에도 ‘레퀴엠 온라인’, ‘에밀크로니클 온라인’, ‘로즈 온라인’, ‘타임앤테일즈’ 등 여러 신작을 선보였으나 흥행에 실패 현재는 전부 서비스를 종료했다. 결국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중인 그라비티의 온라인게임은 라그나로크가 유일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그라비티가 하루 빨리 라그나로크를 뛰어넘는 게임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그나로크가 2000년대 초반에 나온 게임인 만큼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할지 몰라도 새로운 수요층 공략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라비티가 개발한 게임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은 2002년 출시한 라그나로크가 전부”라며 “최근 출시된 라그나로크M과 라그나로크 제로가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끌고 있긴 하지만 인기 IP 하나만으로는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이후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로 신규 IP확장에 성공했던 것처럼 그라비티도 라그나로크 후속 IP 개발이 시급해 보인다”며 “과거 인기를 끌었던 IP를 활용하면 향수를 자극할 수는 있겠지만 젊은 수요층을 공략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그라비티 관계자는 “미라클 뽀로로와 요지경 등 다른 IP를 활용한 게임도 선보이고 있다”며 “자회사를 통해서도 다양한 게임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라비티는 지난 6일 라그나로크 리뉴얼 이전 모습을 담은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 제로’를 출시했다. 클래식 서버와 같은 게임 내 이벤트가 아닌 별도의 서버로 운영되는 것은 물론, 1차 직업만 존재하는 등 완전한 라그나로크 처음 모습 그대로 등장해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서버 오픈 시간인 오후 2시 30분부터 서버 불안으로 오픈 시간을 늦추더니 계속되는 연장, 임시 점검으로 정오에 가까운 시간까지 제대로 된 서비스를 진행하지 못했고, 이용자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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