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증가, 카드론 확대...더이상 실적 개선 카드 없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투데이=손현지 기자] 최근 카드업계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카드가 고군분투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출요소를 최소화하고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였으나 성과는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가시화된 이후 지난 8월 영세·중소가맹점으로 그 범위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수수료 이익 감소는 연간 525억원으로 추정된다. 여신업계에서는 카드사들마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실적 악화위기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수익창출 나선다... 인력감축 후 카드론 손대고 “나몰라라”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올해 3분기 실적 감소요인을 상쇄하기 위해 각종 카드를 집어 들었다. 

먼저 수익 많이 발생하는 카드론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29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카드론 이용액은 1조709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증가율은 무려 14.2%에 달했다. 같은 기간 7개 카드 전업사 중 가장 증가폭이 컸다. 카드론 이용액이 오히려 줄은 국민카드(▲9.1%)에 비하면 23.3%포인트나 격차가 발생한 셈이다.

앞서 올해 초 금융당국은 카드업계의 카드론 증가율을 7%이내 수준으로 유지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돈 벌 여지가 많은 카드론 확대를 앞다퉈 나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론은 신용카드회사가 업무제휴를 맺은 은행에서 카드회원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연 20%가 넘게 산정돼 대부업체 못지 않은 고금리 대출로 꼽힌다. 7~10등급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자칫 빚 상환이 어려운 서민들은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몰릴 수 있다.

삼성카드의 한 관계자는 카드론이 급증한 배경에 대한 질문에 “카드론을 앞으로 줄여나가겠다”라고만 반복해 대답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삼성카드가 지침의 2배가 넘는 카드론 증가율을 보인 것을 두고 지나친 수익성 창출 욕심을 부린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다음으로 지출 요소를 최소화했다. 먼저 일반 관리비를 총 1737억1600만원로 맞춰 전년 대비 2.7% 대폭 줄였다. 지난해 관리비가 직전연도 대비 2.1%가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세는 두드러진 셈이다. 특히 일반 관리비 가운데 지출 비중이 큰 인건비와 복리후생비를 각각 11%, 6.1% 줄였다.

인력감축도 적극적으로 시행했다. 지난 2년 새 삼성카드의 정규직 직원은 420명(19.6%)이나 빠져나갔다. 2015년 상반기 2529명이었던 삼성카드 직원은 지난해 2270명에 이어 올 상반기 2078명까지 줄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정규직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충원된 직원을 감안하면 회사를 나간 직원은 이보다 많을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다수 카드업계가 희망퇴직을 감행했던 걸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보일 수 있지만 비정규직에 비해 정규직 감소폭을 크게 늘린 점이 눈에 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비정규직 수는 1831명으로 집계돼 전체의 11.9% 수준이었다. 7개 카드사의 평균 정규직 비중인 14.9% 보다도 낮다. 삼성카드의 비정규직 비율은 올해 1분기 10.6%에서 2분기 11.7% 등으로 꾸준히 증가추세다. 이에 반해 정규직 고용은 올해 1분기 1845명에서 3분기는 1831명으로 줄었다.

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 고용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두고 삼성카드 관계자는 “카드 본업에 집중하기 위한 처사였다”며 “카드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가맹점 마케팅 등 일부 업무를 외부 위탁했고 자연 퇴사율이 늘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전문위원은 “최근 일부카드사들은 설계사나 상담원 등 중요도가 덜한 직군을 아웃소싱으로 채용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기간제 직원이 계약 기간 만료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로 유럽 등 선진국들과 대조되는 양상이다”라고 꼬집었다.

수익원 없어...올해보다 내년 더 경영 상황 ‘악화’

각종 수익원 강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연결 실적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은 918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영업이익도 11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각각 980억원, 1204억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6.3%, 0.9% 감소한 수치다. 영업수익도 지난해 동기 9645억원에서 올해 3분기 9133억원(-5.3%)으로 줄어들었다.

한 여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올해 3분기까지는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 인력감축과 카드론 확대 등을 했지만 실적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며 “4분기부턴 더 이상 사용할 카드도 없을 뿐 더러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경영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내년부턴 카드사의 카드론 취급은 위축될 전망이다. 카드론의 내년 법정 최고금리는 27.9%에서 24%로 인하되는데 이에 따라 고객 상당수가 이탈할 수 밖에 업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한 카드사의 직원은 “금융감독원이 카드론의 금리를 압박이 거세질 뿐아니라 판매 총량도 규제할 것으로 예상돼 카드사들이 손 대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삼성카드의 내년 전망을 좋지 않게 보고 있다. 더 이상 수입원을 강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추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점쳐지기 때문이다. 오는 2019년에 수수료율이 재산정되는 데 문재인 대통령이 정책 방향을 중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29일 종가 기준 올해 초에 비해 12.9% 가량 하락했다”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더 이상 수익성원이 창출되지 않아 투자 메리트가 적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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