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 경영 지적 여전, 주담대 금리 인상률 가장 높아

사진=뉴시스, 사진은 이동걸 산업은행장

[파이낸셜투데이=손현지 기자] 금융업계에서 산업은행의 경영행보를 두고 수많은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는 가운데 서민을 상대로 이자장사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주요 기간 산업에 대한 자금 공급 및 관리를 목적으로 한국산업은행법에 의거해 설립된 국책은행이다. 정부가 100% 보유하고 있으며 영업적자가 발생했을 시 공적자금이 투입된다.

정치권과 금융업계는 산업은행이 정책금융의 공급주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하는데 매진해야 하는데 여전히 방만한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기획재정부의 경영실적 평가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최근 5년간 당기순손실은 5조8479억원이며 손실에 따른 대손상각비용도 11조5833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ROA(총자산순이익률)과 ROE(자기자본순이익률)은 지난해 말 기준 -1.61%, -14.62%로 은행업계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 부실사태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을 인정하며 ‘산업은행 혁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쇄신을 위한 노력이 미비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3일 국감에서는 올해에도 지속된 산업은행의 방만한 운영실태가 다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산업은행의 조직쇄신은 임원 기본급 1억원 삭감, 5개 지점 축소 정도에 그쳤다”면서 “1년 사이 임직원은 오히려 41명이나 늘어났는데 기업 내부적으로 강도 높은 자체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도 산업은행의 고질적인 일감몰아주기 관행에 대해 질타를 쏟아냈다. 박 의원은 “최근 2년 동안 전체 체결 계약 103건중 두레비즈가 22건(132억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집계됐다”며 “매년 되풀이되는 지적에도 관행에 대한 죄의식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두레비즈는 산업은행 내부에서 임직원 모임인 행우회가 지난 10년간 소유한 기업이다.

새로운 사업마저 국책은행의 본분을 잊고 진행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최근 산업은행은 2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하는 과정에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인력 충원이 필요하지만 내부에서 인력을 차출하게 되면 현업부서에서는 반대로 인력 유출이 생기는 것이므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금융업계 관계자는 “노후화된 은행의 IT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는 것은 좋지만 경영관리 차원에서 인력이 부족해 오히려 일부 조직의 축소나 통폐합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책은행으로서의 업무조차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 주담대 금리 인상률, 은행업계중 최고 수준

사진=뉴시스

그동안 미국 금리 인상 여파에 은행업계에 대출금리 상승기조가 탄력을 받아왔다. 이중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률이 가장 높은 은행은 KDB산업은행으로 나타났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분할상황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등급별 금리의 평균치)는 시중은행 16곳 가운데 산업은행이 3.73%로 가장 높았다. 이는 10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평균치인 3.36%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또한 전년 동기 대비 금리 인상률도 0.97%포인트를 기록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거의 1% 가량 금리가 치솟은 셈이다. 일 년 사이 금리가 0.08%포인트 상승한 우리은행과의 격차는 0.89%포인트였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0.73%포인트가 상승해 업계 2위를 차지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코픽스(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는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한 연 1.62%를 기록했다. 지난 9월 0.05%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의 추가 인상이 점쳐지는 가운데 그 선두에 산업은행이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7조원 넘게 투입된 공적자금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산업은행이 방만한 경영에 이어 서민들을 상대로 이자장사까지 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리스크관리 역량을 제고하고 독립성과 금융전문성을 겸비한 경영진을 구성하는 등 내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에 더 힘써야 할 것”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 투자를 통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외에도 STX 계열사 1조2천억 원, 한진해운 9천억 원 등 조선·해운업 부실에 따른 막대한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했다. 

지난해 산업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순손실은 3조6411억원에 달했다. 손실 원인으로는 경영진의 관리 태만이 꼽혀 비판여론이 쏟아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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