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영업이익 급추락…남양유업 관련 논란 지속

▲ 지난 2013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 앞에 '욕설영업'을 규탄하며 남양유업대리점연합회가 폐기한 남양유업 제품.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곽진산 기자] ‘대리점 밀어내기’ 충격서 벗어날 것으로 보이던 남양유업이 다시 불투명한 미래에 직면했다. 매출은 정체된 상황에서 원가 및 판매비와 관리비를 줄이지 못하면서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100만원 수준으로 회복 기미가 보였던 주가도 최근 답보상태에 있다. 그간 비용 절감에만 치중했던 경영방식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와 동시에 ‘나쁜 기업’ 이미지를 벗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연결재무제표 올 3분기(누계기준) 영업이익은 33억1547만원으로 전년동기(312억4566만원) 대비 89.4% 급감했다. 1년 새 무려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같은 기간 매출이 5.04% 줄어드는 동안 매출원가와 판관비는 각각 2.62%, 0.48%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간단히 말해 매출 부진에 따른 비용 관리에 실패한 것이다. 실적 하락과 관련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원가와 판관비가 높았다”며 “앞으로 신사업을 통해 개선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유업과 같은 식음료 업체들은 매출에서 영업비용(원가‧판관비)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업계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비용을 통제하지 못하면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수익성 지표 중 하나인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 역시 남양유업은 올 3분기 0.38%에 불과했다. 사실상 거의 마진을 남기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3.4%)과 비교해보면, 이변이 없는 이상 남양유업은 올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남양유업은 2013년 영업사원의 밀어내기 논란으로 대대적인 불매운동의 여파를 겪었다. 그 결과 2014년 매출은 논란이 발생하기 전인 2012년 보다 15.6% 줄었고, 637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2012년 5%에 근접했던 영업이익률도 2013년과 2014년 각각 –1.4%, -2.3%로 급락했다. 120만원에 육박했던 남양유업 주가는 2014년 말 60만원대로 떨어져 2년 새 반토막이 되기도 했다. 남양유업 사태는 본사와 대리점 간의 갑질 사태를 수면 위로 드러나게 했다는 점에서 불매운동 여파는 상당했고 이로 인해 당시 업계도 남양유업을 낙관하지 못했다.

◆ ‘비용 절감’ 효과 거두다…외형 성장엔 어려움 겪어

하지만 남양유업은 제품 디자인에 기업명 보다는 브랜드명을 부각시키는 전략과 함께 마케팅 비용을 포함 판관비를 절감하는 정책으로 수익성에 변화를 꾀했다. 역성장하던 매출은 2015년부터 점차 늘기 시작했고 마이너스 영업이익률도 이전보다는 아니지만 1~3%대로 올라섰다. 남양유업은 ‘비용 절감’을 통해 실적 개선의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이러한 방식은 올해부터 한계가 왔다는 지적이다. 매출 등 외형 성장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내실관리에만 치중한 나머지 판매는 늘리지 못한 것이다. 그간 남양유업의 매출성장률이 증가했다고 해도 아직 2012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매출 기대를 걸 수 있는 경쟁사와의 점유율 면에서도 압도적이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유제품 가정배달 업계에서 남양유업은 서울우유와 시장점유율이 17%로 동일하고 3위인 건국유업(16%)과 비교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커피믹스 시장에서도 점유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지만, 현재까지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은 10% 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저출산 등으로 인해 영유아 인구수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남양유업의 핵심 수요층이 얇아졌기 때문이다. 대체음료의 증가도 침체를 가속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아직까지 남양유업이 ‘나쁜 기업’이라는 낙인을 지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신제품 루카스나인 등은 기업명 보다는 브랜드명을 알리는데 집중했다. 2014년 론칭한 아이스크림 디저트 카페 ‘백미당’에서도 남양유업 이름을 찾기 힘들다. 이 결과 엉뚱한 곳에서 오해를 부르기도 했다. 일각에선 남양유업이 제품의 CI를 가리고 상품을 판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남양유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는 끊이지 않고 있어 부정적인 낙인을 쉽게 씻어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갑질논란 이후 대리점주의 입단속을 나선 정황 및 장부조작 의혹과 홈페이지 해킹, 오너 일감몰아주기 논란 등의 의혹이 여러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되온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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