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7.11.24 금 18:29
HOME 금융 금융일반
은행 CEO리스크 “관치, 견제 없는 제왕적 권한 탓”전문가 “관치 청산, 노동이사제로 제왕적 CEO 견제해야”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준영 기자] 은행권에 CEO 리스크가 만연하고 있다. 근본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관치 금융과 견제 없는 제왕적 CEO 권한 구조를 들었다.

최근 은행권에선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과 이에 따른 행장 사퇴, 하나은행 정유라 특혜 대출과 이상화 전 본부장 특혜 승진에 따른 노조의 금감원 제재 요청, KB금융의 설문조사 조작 의혹과 경찰 압수수색 등이 이어지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정유라 특혜대출과 이상화 전 본부장 특혜 승진 의혹 건이 지난 국감과 언론에서 제기됐다. 하나은행 노조는 지난 9일 금융감독원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에 대해 특혜승진과 특혜대출 관련 은행법 위반 제재를 요청했다. 노조는 검찰 고발도 계획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설문조사 의혹은 윤종규 회장 연임과 연결돼 있다. 윤 회장 연임은 본인이 연임시킨 사외이사들로부터 결정됐다. 이에 KB노조는 셀프 연임이라며 윤 회장 연임 여부에 대한 찬반 조사를 지난 9월 5일 실시했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사측이 스마트폰 조작을 통해 4000여건의 윤종규 회장 연임 찬성표를 던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윤 회장을 업무방해 및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3일 KB금융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채용비리 의혹 자체도 문제지만 채용비리와 연관된 계파갈등도 난제다. 국회 정무위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우리은행 2016년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을 누가 공개했는지가 우리은행 내외부의 주요 관심사다. 상업은행 출신인 이광구 전 행장이 연임하자 불만을 품은 한일은행 출신이 관련 문건을 유출했다는 내부 발언도 언론에 나왔다.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CEO 선출 때마다 누가 정치권에 줄을 대 행장이 됐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왔다.

◆ 근본 원인에 ‘관치, 견제 없는 제왕적 CEO 권한 구조’ 지적

14일 은행 내부 인사들과 전문가들은 이러한 은행 CEO 리스크의 근본 원인으로 관치와 제왕적 CEO 권한 구조를 꼽았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나은행의 특혜 대출과 특혜 승진, 우리은행의 계파갈등과 정치권 줄대기는 관치 때문이다”며 “정치권의 요구를 은행 CEO들이 수용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도 “은행 CEO 리스크의 주요 근본원인 중 하나는 관치다”며 “하나은행은 지난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특혜승진이 일어났다. 우리은행도 사실상 정부의 지배를 받으면서 정치권 줄대기와 은행장을 차지하려는 다른 은행 출신 간 갈등이 심화됐다”고 밝혔다.

은행 CEO 리스크의 또 다른 근본 원인으로 제왕적 CEO 권한과 견제 받지 않는 구조도 제기됐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은행은 사실상 지주회장의 왕국이라고 볼 수 있다”며 “지주 회장은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견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외이사들도 지주회장에게 선임돼는 구조여서 견제를 하지 못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윤종규 회장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에 참여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윤 회장은 회장 및 계열사 대표이사 등에 대한 경영승계 계획 수립 및 변경 권한을 가진 지배구조위원회에도 참여한다.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에도 소속돼 있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은 올 상반기 이사회와 위원회의 안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전 교수는 “은행 CEO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선 관치금융을 청산해야한다”며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면 관치금융과 기존 경영진의 연임을 위한 참호 구축을 견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지난 9일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안 토론회에서 “금융지주사 권한은 포괄적이고 자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불투명하다. 반면 이에 대한 책임과 제재는 미비하다”며 “금융지주사가 자회사 경영관리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명문화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금융지주회사 이사회는 대표이사 업무집행에 대한 견제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우리사주조합 내지 노동조합 추천 이사제를 법으로 명문화해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다양화해야한다. 또는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원을 이사회에 한정시키지 않고 노, 사, 전문가로 구성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준영 기자  lovehope@ftoday.co.kr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준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