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단점 높은 유가가 상쇄…업체간 경쟁도 ‘치열’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친환경차 판매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계 각국들이 전기차 관련 정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국제유가 상승을 기점으로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입 원유의 약 85%를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지난 1일 배럴당 59.61달러에서 10일 62.06달러로 올랐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같은 기간 54.30달러에서 56.74달러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60.49달러에서 63.52달러로 각각 올랐다.

국내 석유류 제품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실제 13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518.34원으로 지난 1일 대비 0.78원 올랐다. 전국 최저가는 ℓ당 1419원, 최고가는 2170원으로 751원 차이가 났다.

특히 서울에선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을 넘는 주유소도 나왔다. 서울 종로구의 경우 보통휘발유 기준으로 평창 주유소가 1629원으로 가장 낮았고 재동주유소가 2096원으로 가장 비싼 주유소로 조사됐다. 이어 종로구 창경궁로 SK에너지 폴을 단 중앙에너비스는 2088원, 종로구 사직로 65 GS칼텍스 폴을 단 대양씨앤씨도 2076원의 순이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은 산유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연장추진과 감산합의 이행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유가 정책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다”며 “이런 요인이 해소되지 않고 잔류하는 한 유가 상승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친환경차 시장에선 국제유가 상승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정부와 완성차업체의 친환경차 보급 정책 덕분에 과거보다 이미지가 개선된 데다, 유가까지 상승할 경우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친환경차 시장은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0년 61대에 그쳤던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2014년(1308대) 1000대를 넘어섰다. 2015년 2917대, 2016년 5099대로 매년 두 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전체 누적 등록대수는 지난해 1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 2만대를 넘어서게 됐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이번에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복잡한 요인이 얽혀 발생한 만큼 쉽게 꺾이진 않을 것”이라며 “덕분에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볼 경우 친환경차 중에서도 하이브리드 보다는 전기차가 혜택을 더 볼 것으로 보인다”며 “부족한 인프라와 높은 차량 가격이 걸림돌이긴 하지만 유가 상승분이 이를 상쇄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 업체들의 친환경차 마케팅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코나의 전기차 모델을 2018년 상반기 내놓는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는 기아차 니로도 내년에 전기차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주행거리를 늘린 SM3 Z.E.의 2018년형 모델을 이달 출시하며 본격 판매에 나선다.

BMW i3와 닛산 리프도 각각 내년에 2세대 모델을 선보이며, 재규어의 첫 전기차인 중형 SUV I-페이스(PACE)도 내년 하반기 국내 출시된다. 최근에야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게 된 테슬라의 SUV 모델X의 경우 내년 상반기, 보급형인 모델3는 이르면 내년 말 국내에 들어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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