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한 징조 곳곳에서 포착…수익모델 다각화 필요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선데이토즈가 애니팡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화상태에 이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단일 콘텐츠만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선데이토즈의 주력인 캐주얼 게임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밀려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이라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선데이토즈는 올 상반기 매출 384억원 중 380억원(98.7%)을 모바일게임으로 거뒀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애니팡2 ▲애니팡3 ▲애니팡 사천성 ▲상하이 애니팡 ▲애니팡 터치 ▲아쿠아스토리 ▲애니팡 맞고 ▲애니팡 포커 ▲애니팡 섯다 등 애니팡 시리즈와 아쿠아스토리를 서비스 중이다. 즉 선데이토즈의 매출 대부분이 애니팡 시리즈에서 나오는 셈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선데이토즈의 이같은 매출구조가 결국 회사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애니팡 브랜드의 지적재산권(IP)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로비오도 앵그리버드 하나로 2012년 5500만유로(약 763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1년 뒤 절반가까이 떨어져 나가 2690만유로(약 3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원히트원더’로 대표되는 단일 콘텐츠 성공 전략에 의존한 결과로 앵그리버드 외에는 수익창출 수단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국 로비오는 2015년 적자로 전체 인력 3분의 1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캐주얼게임이 외면 받는 점도 선데이토즈에게 악재로 작용한다. 2017년 11월 10일 기준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의 매출 탑 10에 캐주얼게임은 ‘모두의마블’이 유일하다. 특히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시리즈는 탑 20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선데이토즈의 실적과 주가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선데이토즈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9.4%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8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42.7% 급감했다. 매출도 169억원으로 20.4% 줄었다.

주가도 꾸준히 하락세를 타고 있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열풍에 힘입어 주가가 2014년 7만900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2만원선에서 거래 중이다. 즉 4년 사이 70% 이상 하락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선데이토즈는 지금까지 9개의 애니팡 시리즈를 출시했지만 그에 걸맞는 실적은 거두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 된다면 선데이토즈의 존폐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데이토즈가 애니팡 이외의 수익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모두 캐주얼게임인 만큼 MMORPG가 대세인 현재의 시류와는 맞지 않다”며 “로비오의 앵그리버드 애니메이션처럼 기존의 캐릭터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