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까지 개최…바리스타 경연‧무료강의‧체험관 등 다양한 볼거리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카페쇼 2017'에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엑스포럼

[파이낸셜투데이=곽진산 기자] 카페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회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커피로 하나가 됩니다(A Cup of the World)’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된 이번 카페쇼는 어느새 16회를 맞이했다. 그간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커피 소비국으로 성장했고, 이번 행사에서도 그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9일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 A홀 전시장 입구. 행사에 참가한 한 업체 직원이 자사의 전동 블렌더 작동 방식을 설명하고 있었다. 20초가 지나자 최근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니트로(질소) 커피가 완성됐다. 관람객들은 놀라워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직원은 관람객들에게 니트로 커피를 한 잔씩 따라주면서 “별도의 질소가 없어도, 이렇게 니트로 커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진짜 이것만 있으면 만들 수 있나요?” “따로 구매해야 하는 건 없죠?”라며 관람객들의 호기심 섞인 질문 세례가 시작됐다.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카페쇼 2017'에 참가한 한 업체의 직원이 자사의 블렌더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곽진산 기자

◆ “올해 80여개국 16만명 방문할 것”

엑스포럼 주최로 열리는 커피전문박람회 ‘서울 카페쇼 2017’은 이날부터 오는 12일까지 4일간 진행된다.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명성에 어울리게 코엑스 A~D홀을 포함해 그랜드볼륨 전시장까지 전관을 행사장으로 꾸렸다. 매장 면적만 3만9000㎡으로 올해는 40개국에서 560개 기업이 참가해 2000여개의 부스가 설치됐다. 행사 측은 지난해 14만명을 넘어 올해 80개국, 16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작의 설렘은 전시장 앞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다. 평일 오전임에도 전시장엔 커피 애호가, 예비 카페 창업자들로 붐비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커피에 관심이 많았다. 이 곳에서 바리스타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벌써 3년째 카페쇼에 참가했다는 권지형(30)씨는 서울 카페쇼 참관이유를 밝혔다. 권씨는 조만간 카페 창업을 준비 중에 있다며 앞으로 사용할 기계를 살펴보기 위해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렸다. 평일인 9~10일은 주로 바이어와 예비 카페 종사가, 창업자를 위한 비즈니스 상담기간으로 이뤄져, 권씨와 같은 예비 창업자들이 주변에 많았다. 업체 직원들은 창업자들의 마음을 뺏기 위한 제품 설명에 한창이었다. 그중 쉴 틈 없이 원두를 포장지에 담고 있는 기계 앞에 서있던 한 직원은 현재 유명 중소기업에서 사용하는 자동 원두 포장기기라며 자사의 제품을 치켜세웠다.

◆ 학생, 예비 창업주, 주부, 외국인 등 전 세계인 찾아

대학교에서 관련 전공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들도 행사 첫 날부터 카페쇼를 찾았다. 대학생 김수민(23)씨는 “졸업하면 (커피업계에) 종사할 생각이 있다”며 “미리 실전 경험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참가하게 됐다”고 했다. 이밖에도 단체 관람을 하러온 주부들은 물론, 외국인 관람객들도 곳곳에 많았다. 하지만 행사 첫 이틀간은 주로 바이어나 창업자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젊은 사람들의 요청에 큰 반응이 없기도 했다. 일부 부스에선 제품을 설명해달라는 대학생들의 요청에 팸플릿만 주며 시큰둥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카페쇼 2017'에서 한 업체 직원이 관람객들에게 시연할 음료를 제조하고 있다. 사진=곽진산 기자

사람들의 관심을 끈 곳은 단연코 시음료 장이다. 사실 일반인들이 서울 카페쇼를 찾는 주요 목적이기도 하다. 주말에 서울 카페쇼에 방문할 예정이라는 직장인 이모씨는 “여러 음료를 맛볼 수 있고, 원두도 저렴하게 판다”며 “놀러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1층 A홀 입구부터 과일착즙음료를 비롯해, 아이스크림, 커피 등은 물론 평소 시중 카페에서 보기 어려운 제품들도 눈에 띄였다. “음료 한 번 맛보고 가세요”라는 말은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특히 아이스크림 시음 행사를 진행하는 한 업체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이어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커피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나 어르신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A홀과 연결된 B홀부터는 진한 향기가 풍겼다. A홀이 원부재료와 토탈 장비머신, 제빙기 등이 주였다면, B홀은 차와 음료, 주스, 초콜릿 등 달콤한 디저트가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예비 창업주들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행사장 가운데 가장 큰 부스를 차지하고 있는 N사는 관람객들을 위해 널찍한 자리를 마련했다.

◆ 전운이 감도는 바리스타 경연대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 D홀 행사장으로 올라가면 ‘제18회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대회장이 마련돼 있다. 어느 경연장 못지않게 박진감이 느껴졌다. 기자가 방문한 9일에는 총 30명의 바리스타가 겨루는 예선전이 열리고 있었다. 2000년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처음 시작해 올해로 18회를 맞이한 바리스타 챔피언십은 약 70여개 국가의 대표 바리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챔피언을 가리는 경연 대회다.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8회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사회자가 '콜롬비아'를 외치자 관람객들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바리스타 예선전에서 한 경연자가 심사위원 앞에서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곽진산 기자

국가를 돌아가며 열리는데 서울은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 개최국으로 지정됐다. 참가자는 15분 동안 에스프레소, 우유베이스 음료, 창작 음료 등 3가지 음료를 제공해 심사위원의 평가를 받는다. 참가자들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준비한 음료를 심사위원과 관람객 앞에서 뽐냈다. 심사위원의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 큰 환호성이 나왔다.

예선 평가가 끝나고 행사 진행자가 “콜롬비아”를 외치자 관중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콜롬비아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스페인어를 알지 못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정확하게 몰랐지만, “우리나라 참가자가 예선 진출해 기쁘다”는 분위기였다.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은 오는 9일 30인의 2차 예선전이 끝나면 11일(준결승전)과 12일(결승전)에 걸쳐 우승자를 가린다.

이밖에도 아시아 지식 컨퍼런스 ‘제6회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 2017’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커피 시장의 미래’를 주제로 세계적인 커피 석학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첫날 오전 연사로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시장의 대표격인 블루보틀 커피 CEO 브라이언 미한(Bryan Meehan)이 참여했다. 미한의 ‘커피 트렌트 토크’는 강연장이 만석을 이뤘고, 관람객들은 강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신현대 서울카페쇼 주최사인 엑스포럼 대표는 “올해 서울카페쇼는 커피 업계 종사자를 위한 전문적인 행사부터 전시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이와 함께 전 세계 커피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국제적인 행사까지 선보이며 다양한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노력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융복합 마이스(MICE) 행사이자 글로벌 커피 비즈니스 축제로 키워가겠다”고 전했다.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6회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 플레너리 세션에서 블루보틀 커피 CEO의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엑스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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