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업계 최하, 비정규직 등 논란 무성

사진=뉴시스, 사진은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좌)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파이낸셜투데이=손현지 기자] 8일 여신업계를 비롯한 산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롯데카드를 자회사로 지닌 롯데그룹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롯데카드는 수익성이 업계 최하위 수준일 뿐 아니라 최근 각종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도 아닌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떠안고 가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근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금융 계열사인 롯데카드의 지분을 정리하는 방안에 관심이 모아졌다.

현행법상 중간금융지주사는 허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롯데카드 매각설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금융 계열사인 롯데카드를 자회사로 두려면 무리하게 자본 확충을 단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9월 롯데카드는 베트남 카드사 테이크콤파이낸스 지분 100%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또 다른 가능성이 제기됐다. 재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자본 확층 등을 통해 사업 확장의 뜻을 지닌 것으로 분석했다.

이내 롯데카드가 롯데정보통신의 이비카드 지분 100%(3만2500주)를 사들이면서 매각설은 일축됐다.

롯데카드에 대한 그룹 내 결정을 두고 각종 추측이 쏟아진 가운데 7일 롯데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논의된 사항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롯데카드측의 한 관계자도 “매각의 대상이 되는 회사다 보니 내용을 정확히 모른다”며 “지분 정리 유예기간이 연장기간까지 최장 4년 정도가 남아있는 상태인데다가 그룹 내 다른 더 중요한 현안에 비해 금융계열사 지분정리는 우선순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매각관련 이슈가 돌기 시작한 것은 M&A를 활발히 진행하는 골드만삭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실제로 카드사 내부에서도 매각 관련된 논의는 이뤄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 각종 실적 지표 하위권

롯데카드의 실적은 여신업계 중에서도 꼴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281억원, 199억원을 기록해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여신업계가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대체로 좋은 실적을 낸 것과 상당히 대비되는 행보다. 롯데카드는 전년 대비 올해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54%, 57.2% 가량 폭락했다. 이에 비해 국내 7개 카드사는 11.7%, 10.4% 가량 증가했다.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 추이는 ▲2012년 1623억원▲2013년 1462억원 ▲2014년 1487억원 ▲2015년 1342억원 ▲2016년 1065억원 등으로 지난 2012년 이후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롯데카드 측 관계자는 “2분기 실적 부진은 대손충당금에 지출된 부분이 크다”고 해명하며 “3분기는 실적이 공개돼봐야 알겠지만 적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ROE(자기자본 이익률)도 롯데카드는 올해 상반기 기준 업계 내 최하위 수준인 2.8%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줄었다. 이에 비해 7개 카드사 의 평균 ROE는 4.8%로 오히려 지난해(3.9%)에 비해 0.9%포인트 증가했다. ROE는 자기자본을 활용해 수익을 낸 비율을 의미해 경영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ROA(총자산 이익률)도 0.8%로 은행계열 카드사 평균 1.8%나 기업계열 평균 1.7%보다 1%포인트 가량 낮았다.

부진한 수익성의 영향으로 업계 내 롯데카드의 점유율도 중하위권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원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신용카드 이용실적 기준 시장점유율은 8.9% 수준이며 체크카드의 경우 0.7%를 기록했다.

은행의 영업적 지원을 받지 못해 체크카드 점유율이 1% 미만인 카드사는 롯데와 삼성, 현대 등이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은 각각 16.3%, 12.6%로 업계 2, 3위 수준인 반면 롯데카드의 경우 8.9%로 업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카드의 3분기 실적 또한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회사인 롯데쇼핑의 공시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이 포함된 금융 부문은 1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롯데손해보험이 234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롯데카드가 적자에 기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3분기 실적이 공개된 경쟁 여신업체들의 순이익도 전체적으로 악화된 실정이기 때문에 롯데카드도 카드사 불황을 피해가지 못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 비정규직, 정규직의 9배...각종 잡음 무성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올해 상반기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 증가율은 24.5%에 비해 정규직 근로자 증가율은 2.8%에 그쳤다. 비정규직 직원증가율이 정규직의 9배에 달한 셈이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 홍보팀 관계자는 “인력감축은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일 뿐”이라며 “비정규직이 100명 가량 늘어난 이유는 기존 파견직으로 운영되던 콜센터 직원들이 비정규직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회원수만 늘리는 영업방침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올해 3분기 기준 회원수는 751만6000명 정도 수준이다. 공격적인 영업으로 지난해 말 기준 747만여명에 비해 약 0.7% 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1년 이상 사용 실적이 없는 휴면계좌 비율도 만만치 않다. 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휴면카드 수는 127만장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았다. 국내 7개 전체 카드사(611만8000장)의 20.8% 수준이다.

현재 롯데카드의 향방이 오리무중인 상태지만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떠안는다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이에 대해 한국신용평가원은 “롯데카드는 수익성이 낮은 가운데 그룹의 지원 사항은 확정된 게 없기 때문에 중요한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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