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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 자진 사퇴와 대구은행 박인규 은행장 버티기검찰 '사정 칼날' 금융권 겨냥하나? 금융사 수장들 줄줄이 사퇴설 증폭
김용오 편집국장

[파이낸셜투데이=김용오 편집국장] 신입행원 채용 비리 의혹에 휘말린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2일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이 은행장은 2014년 12월 취임해 지난해 우리은행 민영화 이후 올 1월 연임에 성공해 2년 임기를 보장받은 상태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 시중은행장이 중도 사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계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 속에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정감사장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 폭로로 터져나온 ‘우리은행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이광구 은행장이 행장 자리를 오른 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 금융인들로 구성된 소위 ‘서금회’ 맴버라는 점과 최순실 씨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설까지 제기됐던 원죄(?)에서 비롯된 ‘금융계 친박 내치기’라는 얘기와 함께 뿌리깊은 우리은행의 상업은행-한일은행 양대 파벌 싸움에서 야기된 ’이광구 + 남기명 죽이기’ 시나리오설까지 나돌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까지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전수조사, 엄벌을 강조하는 등 정부의 강경 기류를 읽은 이광구 은행장이 전격적인 자진사퇴를 했다는 관측속에 금융계는 채용비리 조사를 앞세운 ‘금융권 사정 칼바람’이 불 것이라고 잔뜩 긴장하고 있다. “청와대가 채용비리를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관련자는 엄단하라는 메시지를 사정기관에 전달했다”는 말이 나돈다.

당장 금감원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NH농협금융지주도 검찰수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채용비리 연루설이 불거진 농협금융의 김용환 회장과 한국수출입은행 간부의 자택, 사무실 등 8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칼날이 어디로 어디까지 향할지 알 수 없다.

또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순실의 측근인 이상화 전 하나은행 본부장의 승진 인사에 대해 “제가 지시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추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여 그 귀추가 주목된다.

감독기구인 금감원도 지난 9월 감사원 감사결과, 지난해 채용과정에서 선발인원과 평가방식 등을 자의적으로 조정해 16명의 당락을 부당하게 뒤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김수일 전 부원장과 이병삼 전 부원장보 등 3명은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고 이 전 부원장보은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사정 칼날’이 금융권 전반으로 번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금융권은 “채용비리를 발본색원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 이후 범정부 차원의 대응과 검찰의 초강수가 잇따르자 각 금융사 내부비리 정보가 사정기관에 몰려들고 있다고 알려진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 수장들이 줄줄이 사퇴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같은 금융계 분위기속에서 대구은행 박인규 은행장의 행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은행장은 지난 6월 은행 본점 간부들의 계약직 여직원 갑질 성희롱.성추행 사건에 이어 상품권깡을 통한 30여억원 비자금 조성 혐의로 은행장실을 압수수색 당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2차에 걸쳐 경찰소환 조사를 받았다. 대구경북 지역 여론과 시민단체, 은행노조 등은 박 은행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지만 박 은행장은 별다른 반응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 은행장의 비자금이 대구지역 정치권에까지 흘러 들어갔다는 설까지 제기돼 은행 내부 혼란과 갈등이 점입가경임에도 박 은행장 측근들은 내부고발자를 찾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대고객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 지난 6월 지방은행 중 1위였던 대구은행 고객신뢰도는 10월에 지방은행 중 꼴찌로 추락했다. 그럼에도 박인규 은행장은 자리를 버티고 있다.

비록 모양새 나쁜 상황속이지만 전격 자진 사퇴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서 "신입 행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먼저 우리은행 경영의 최고책임자로서 국민과 고객님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새 은행장이 직원들의 염원을 모아 가까운 시일 내에 지주사로 전환하고 우리은행이 국가 경제 발전과 사회공헌의 책임을 다하는 은행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한 말을 주목한다. 갖가지 설은 차치하고 이 은행장의 책임지는 모습은 보기에 좋다.

최고경영자 본인의 잘못이든, 조직. 부하직원의 잘못이든 혹은 조사,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문제라도 그 사안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와 파장을 일으키고 특히 윤리.도덕적 측면에서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조직의 수장은 법적 처리 이전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는 게 마땅하다. 그게 자신이 평생 몸담은 회사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그래야 회사가 산다는 게 동서고금의 진리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자진사퇴를 보면서 대구은행 박인규 은행장의 향후 행보를 주목한다.

 

 

김용오 편집국장  kyo@f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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