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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갤러리, ‘그림렌탈’ 보편화를 꿈꾸다“폐쇄적 미술 시장구조를 개선해야”
  • 박상아·이나래 기자
  • 승인 2017.10.2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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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박상아·이나래 기자] 대기업인 A사에서 원하는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 B사. A사와 함께한다면 B사의 진일보가 예상되는 상황. 그러나 B사는 홍보·마케팅에 투자할 인력과 자금이 부족하다. <파이낸셜투데이>는 이러한 기업을 연결하기 위해 ‘FT브릿지’를 기획했다. 혁신적 기술·제품을 보유했거나 개발 중이지만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을 발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43번째 주인공은 합리적 가격으로 그림을 렌탈해주는 업체 오픈갤러리다.

 

사진=오픈갤러리 제공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조사한 ‘미술시장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한국 미술시장규모는 약 3904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세계 미술시장규모가 약 72조2000억원임을 감안할 때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현재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미술시장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주요 미술품을 구매하려는 수요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구입할 주요 작품은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대중이 쉽게 살 수 있을 만큼 미술품의 가격이 싸지 않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이에 해외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그림을 일정기간 동안 빌려서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렌탈 서비스’가 일반화 돼 있다. 실제 홍콩이나 런던 등 해외에서는 원화 그림 렌탈이 보편화 돼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아직 ‘미술품을 대여해 준다’는 개념 자체가 익숙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술품 렌탈’ 사업에 도전한 사람이 있다. 바로 박의규 ‘오픈갤러리’ 대표다.

오픈갤러리는 소속 전문 큐레이터 9명이 그림 렌탈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골라 3개월 단위로 대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작품은 큐레이터가 직접 보고 작가를 섭외해 계약한 것들이다. 오픈갤러리에서는 월 최소 3만9000원으로 큐레이터의 작품 추천부터 설치, 그리고 교체까지 도와주고 있다.

박 대표는 “그림은 어렵지 않아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왜 맛있는지 생각하지 않듯, 그림을 보고도 첫눈에 좋다고 느낄 수 있죠”라며 가정과 기업, 공공기관, 병원 등에서 그림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입하기 어려운 고가의 작품들도 있는 반면, 작가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은 좋은 작품들도 꽤 많다고 설명했다. 오픈갤러리를 찾는 고객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무실 확장의 필요성을 느껴 이사를 준비할 정도다.

◆오픈갤러리의 시작점

오픈갤러리가 성공한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할 때까지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박 대표는 보통 미술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그림 얘기가 다른 나라 언어처럼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박 대표는 ‘그림도 자동차처럼 대여해주면 좋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림 렌탈이 미술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이라 여긴 것이다.

박 대표는 “사치품으로 인식돼온 그림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두가 쉽게 접하고 예술작품에 대한 감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5년 전, 대학생이었던 박 대표는 작가로 활동하는 친한 친구를 통해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친구의 작품을 보며 분명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고 갤러리에 방문하는 관람객도 많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정작 갤러리에 오는 관람객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고가 작품 위주로 전시를 하다 보니 수요자가 적고 무명작가가 꾸준히 활동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오픈갤러리는 이렇게 폐쇄적인 미술 시장의 사회적 구조를 해결하려는 성격이 있다. 덕분에 작가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

박 대표가 창업 전 만났던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림 가격이 100만원이면 아주 비싼 건 아니다”라며 “미술에 대해 경험하게 해준다면 그림을 렌탈하거나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답을 들었기에 희망을 가졌다.

대학교에서 미술과는 거리가 먼 경영학을 전공한 뒤 컨설팅 회사에 재직하던 그는 스폰서로 인해 유학을 고민하게 됐다. 그러던 중 문득 과거가 떠올랐고 미술 창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유학을 다녀온 뒤 풍요로운 삶을 사는 것 보다는 창업에 대한 열망이 더 컸기 때문이다.

결국 고민 끝에 본격적인 창업에 뛰어들었다. 회사를 퇴사한 뒤 아무런 준비도 없이 혼자 5~6개월 동안 고군분투하기 시작했다. 초반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학교 친구들이었다. 6명이 꾸준히 오픈갤러리에 투자해줬고 덕분에 2013년 11월 법인을 세울 수 있었다.

◆건강한 미술 생태계를 지향한다

“오픈갤러리는 소통의 장이죠” 박 대표가 강조한 말이다. 작가는 오픈갤러리에서 충분한 역량을 통해 작품 활동 기반을 얻고, 고객들은 편하게 원하는 그림을 렌탈하거나 구매해 여가시간을 보낸다.

오픈갤러리는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작가들과의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매년 ‘작가의 밤’이라는 파티를 열어 만찬을 함께 하는데, 작년에는 작가 100명이 참가해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박 대표는 “우리의 지향점은 건강한 미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작가님들이 오픈갤러리 섭외 제안을 받으면 고마워하고 오픈갤러리 덕분에 작가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할 때 보람차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변화 속도에 맞춰 계속 성장하고 그림 렌탈 사업에 집중하고 싶다"며 “그림 렌탈은 기존에 없던 시장이기 때문에 정부가 미술 생태계를 위해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상아·이나래 기자  narae1225@f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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