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중국 힘 드러내라”…한국엔 사드 합의 요구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오만학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 대회를 통해 지배력을 인정받은 가운데, 시 주석의 권력 강화가 당분간은 국내 여행업계에 위기감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8일 외교가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5일 중국 공산당 제19차 당 대회를 통해 중국 공산당 총서기 연임을 확정지으며 2기 지도체제를 열었다.

중국 공산당은 시 주석을 유임하며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을 삽입하며 당 지도이념으로 삼았다. 시진핑 사상에는 시 주석에 대한 절대 복종을 의미하는 ‘핵심’과 ‘일치’ 의식이 담겨있다.

이번 유임을 통해 시진핑 주석의 권력은 더욱 강화됐다. 당 대회 이후 열린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7명(시 주석 포함)의 상무위원이 포함된 25명의 정치국 정치국원에는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쉬치량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시진핑 주석의 측근들이 대거 등용됐다. 특히 리잔수 상무위원장(당 서열 3위)은 시 주석과 30년 지기(知己)로 시 주석의 복심(腹心)으로 통한다.

또 시 주석은 후계자를 정하는 ‘격대지정(隔代指定)’ 전통도 깼다. 격대지정은 차차기 후보를 미리 정해 권력승계를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하는 것으로 덩샤오핑 전 주석이 도입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10년 임기를 마치는 2022년 이후에도 장기집권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보다 강력한 시진핑 집권 2기 체제가 들어섬에 따라 일각에서는 당분간 국내여행업계에 위기감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권력의 유임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사드보복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여행업계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불황을 겪고 있다. 지난 24일 한국투자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인 입국자 수(승무원 포함)는 31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72만6000명) 대비 56.1%나 폭락했다. 특히 지난 2월(8.1%↑)까지 같은 기간 대비 상승세를 이어가던 수치가 3월 들어 40% 감소로 급격하게 꺾인 이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은 중국이 우리나라의 사드배치 조치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중국 현지 롯데마트의 영업을 중단하고 자국민의 한국여행을 금지한 달이다.

2014년 기준 국내 외래객 입국자 10명 중 4명(43.1%)은 중국인이었음을 감안할 때 지속적인 중국인 여행객 감소는 국내 여행업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발표한 ‘사드 갈등 장기화에 따른 국내 관광산업 손실규모 추정’ 보고서에서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중국인의 한국 관광 포기로 인한 국내 관광 손실액은 약 7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8조1000억원에 이른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사드 갈등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3월 77만3000명에서 7월 117만8000명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그런데 사드 갈등으로 인해 같은 기간 36만1000명에서 28만1000명으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드 갈등이 장기화돼 중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연간 관광 수입 감소율은 56%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 주석은 집권 2기 체제를 출범시키며 ‘강력한 중국’을 천명했다. ‘절대 앞장서지 말고(절부당두·絶不當頭)’, ’재능을 감추고 드러내지 말라(도강양회·韜光養晦)는 덩샤오핑의 대외정책과 결별하고 ‘세계에 중국의 힘을 드러내라(분말유위·奮發有爲)’고 지시했다.

실제로 정가에 따르면 중국은 우리나라에 문재인 대통령의 연내 방중 조건으로 ‘사드 합의’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는 우리나라가 수용할 만한 합의안을 가져오지 않을 시 사드 제재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주변국과의 갈등이 오래 가면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되지 않아 결국엔 풀릴 것”이라면서도 “최소 3개월 정도는 현 상황(사드 갈등)이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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