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도심 아파트.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기녕 기자]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우리나라의 집값이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크게 오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22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글로벌 주택시장 현황 및 시사점’ 분석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의 통계 조사 결과 지난 2009~2016년중 7년간 우리나라의 실질 집값 상승률은 1.6%을 기록했다. 다만 물가 상승을 감안하지 않은 명목 기준으로는 19.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 집값이 크게 폭락했던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은 큰 폭의 조정을 겪지 않아 애초에 집값이 낮아지지 않은 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금융위기의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은 한국, 인도, 호주 등은 큰 폭의 조정없이 완화적 금융환경에 힘입어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가계부채의 증가세는 집값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가계부채가 꾸준히 증가한 신흥국의 경우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시장은 물론 실물경제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1400조에 달하는 가계부채를 지닌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며, BIS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3.0%로 주요 신흥국 중 가장 높은 기록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행되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 가계부채가 주택가격의 상승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택가격 급등락이 발생할 경우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는 점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