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규제정책에 주가하락 가능성 상존...단기 상승세 기대 어려워

사진=뉴시스 (사진은 네이버랩스가 개발중인 로봇 AROUND(좌), M1)

[파이낸셜투데이=손현지 기자] 네이버 주가가 두 달 여 만에 80만원대를 회복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투자사업이 기업가치에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실적 상승률이 둔화되고 포털 규제정책들이 추진중이라 단기적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 6월 9일 최고가 97만5000원을 기록한 뒤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해왔다. 특히 지난 8월 8일 이후로 80만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러한 주가 부진의 주요 배경은 방송통신위원회의 포털 규제와 라인의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실제로 지난 7월 3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네이버를 타깃으로 ‘사이버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소상공인 등 인터넷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 포털의 온라인 광고시장 장악을 억제하려는 의도다. 지난 9월은 연중 최고가 대비 20% 가량 폭락한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그러나 지난 18일 전 거래일보다 4만7000원(6.12%) 오른 81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9월 11일 기록한 올해 최저가 71만7000원에 비해 13.1%나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 19일은 장을 81만1000원에 마쳤다.

◆AI, 로봇 등 신사업 투자...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 충분

전문가들은 이러한 네이버의 주가 반등 기조를 두고 신사업의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네이버는 AI(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 등 각종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네이버는 신규 사업 운영비에 전년대비 7.5% 가량의 비용을 더 투자하고 있다. 약 80여명의 연구원을 운영하는 비용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미래에셋과 함께 AI, 사물인터넷, 로봇, 증강현실, 가상현실, 자율주행, 헬스케어, 스마트 홈 등 신기술 개발을 계획했다. 아울러 향후 5년간 50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1월부터는 AI기술연구개발을 위한 독립법인으로 ‘네이버랩스’를 분사시켜 운영 중이다. 이어 지난 6월 AI 연구소 ‘네이버랩스유럽(구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을 인수했다. 독자적인 연구기반을 통해 현재 자율주행차, 차량용 플랫폼 ‘AWAY’, 자율주행로봇 ‘AROUND’를 개발 중이다.

네이버는 여러 가지 AI(인공지능)기술을 다양한 영역에 접목시킨 서비스들을 출시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보드 ▲스마트렌즈 ▲클로바(플랫폼) ▲파파고(번역기) ▲로봇 MI ▲아이(대화시스템) ▲에어스(콘텐츠 추천 시스템) ▲웨일(웹 브라우저) ▲MI(3D 실내지도 제작 로봇) 등이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힘입어 주가는 등락 속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 16일 네이버가 9종의 로봇 연구 성과를 공개하자 다음날 17일 종가 81만5000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출시한 서비스 외에 앞으로 선보일 제품이 더 많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승 모멘텀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는 실적 보다 기술 개발 중인 사업들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네이버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가장 중심적인 위치에 있다”며 “이런 점이 기업가치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인공지능 기술이 이제야 성장 핵심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단기 실적 개선보다 기술 진화를 통한 가입자당 가치 향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실적 상승률 둔화, 네이버 규제 정책에 ‘우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올해 실적 상승률이 둔화돼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지난해 매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0%대씩 성장했으나 올해 3분기와 4분기엔 각각 3.7%, 5.2%로 예상된다”며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와 2분기의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각각 13.2%, 4.6% 성장하는데 그쳤다. 특히 2분기는 연결기준 실적으로 영업수익 1조1296억원, 영업이익 2852억원, 순이익 171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9% 감소했다.

장원열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확대로 인해 파트너 회사 수수료 및 기타 플랫폼 비용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아직 신사업 투자 초기 단계라서 매출 규모에는 신경을 못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매출이나 수익성에 집중하기보다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투자 단계”라며 “향후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진출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각종 정부규제가 강화되면 지난 6월부터 유지된 주가 하락 모멘텀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지난 19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네이버가 광고 시장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지위 남용의 소지가 있다”며 “시장 지배력 범위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아울러 이달에는 인터넷업체들도 이동통신사 수준의 규제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될 예정이다.

김성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산업 규제와 매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로 단기 상승 여력은 다소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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