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과 신뢰성에 디자인을 더하다

▲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볼보자동차의 상징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XC60이 새로워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 동안 90시리즈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터라 2세대 XC60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이번 시승을 통해 90시리즈와는 다른 60시리즈의 방향성을 직접 느껴봤다.

볼보 XC60은 2008년 첫 출시된 이후 유럽 시장에서 안전성과 실용성을 인정받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벤츠 GLC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꺾고 3년 연속 판매 1위를 고수했다.

사실 1세대 모델이 출시될 당시 볼보자동차에 대한 인식은 프리미엄 브랜드 보다는 가성비 좋은 브랜드에 가까웠다. 디자인은 다소 투박하지만 높은 안전성과 신뢰성, 그리고 전천후 사용이 가능한 실용성 등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2세대 모델은 다르다. 볼보자동차가 2015년 XC90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추구하면서 XC60에도 많은 변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즉 기존의 안전성과 실용성은 그대로 유지한 채 90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스칸디나비아 럭셔리’가 더해진 것이다. 덕분에 XC60은 프리미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로서 모든 덕목을 갖출 수 있었다.

이번 시승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서울 마리나에서 출발해 홍천 유트리트를 거쳐 양평 펠리시아를 경유해 돌아오는 237㎞ 구간에서 5시간 동안 이뤄졌다. 보통 완성차업계의 시승코스가 3시간 내외의 비교적 단거리에서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큰 규모다. 볼보자동차가 XC60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탑승 차량은 D4 인스크립션 모델로 디젤 라이업 중 제일 높은 트림이다.

사진=이건엄 기자


차량에 탑승하기 전 XC60의 전반적인 디자인을 살펴봤다. 지난달 26일 열린 출시행사에서도 만나봤었지만 자연광 아래서 보니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XC60에도 볼보자동차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은 ‘토르의 망치’ T자형 헤드램프가 그대로 적용됐다. 앞서 XC90과 S90에 사용된 것과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앞트임’을 통해 보다 공격적인 인상을 준다. 길어진 T자형 헤드램프 양 끝 부분과 수평으로 만나는 선상의 그릴바를 'ㄱ'자형으로 돌출되도록 디자인해 입체감을 더했다.

전면부 전반에 걸쳐 유려한 곡선보다는 직선이 많이 사용돼 보는 이로 하여금 강인한 느낌을 준다. 특히 볼보자동차의 ‘아이언마크’와 조합된 세로그릴은 단아하면서도 우아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사실 XC60의 전면부만 봐서는 S90, V90, XC90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측면부에 드러난 날렵하고 정돈된 라인을 보게 된다면 생각이 바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진=볼보자동차 코리아

측면은 간결하면서도 세밀한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본닛의 라인에서 출발한 벨트라인이 수평으로 곧게 뻗어 후면으로 갈수록 상승하면서 전체적으로 날렵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속도감이 느껴지는 루프 라인과 D필러의 라인, 뒤쪽 측면의 날렵한 캐릭터 라인 등 세밀한 요소를 통해 역동적이고 강인한 느낌을 준다. 음각형태로 더욱 정교해진 휠 아치 디자인은 XC60이 SUV인 것을 말해준다. 인스크립션 모델 한정이지만 사이드스커트에 장식된 크롬 위에 세견진 ‘Inscription’ 문구는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입체적이고 세련된 라이팅 실루엣이 돋보이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자리한 후면 디자인은 기존의 XC60과는 차별화된 감성을 드러내면서도 볼보 고유의 통일성과 고급스러움을 드러낸다. 볼보 최초로 LED 리어램프를 전 차종에 기본 적용해 안전성과 효율성까지 높였다.

사진=이건엄 기자

내부로 들어오면 90시리즈의 익숙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볼보의 최신 레이아웃에 고급스러운 소재와 섬세하게 표현된 인테리어는 마치 고급스러운 라운지를 떠올리게 할 만큼 고급스럽고, 90 시리즈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버튼, 다이얼 역시 만족감을 높였다.

디지털 계기판을 적용해 기술의 진보를 알려며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세로로 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색적인 센터페시아지만 워낙 완성도 높은 디스플레이와 인터페이스 덕에 만족감이 높은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이처럼 XC60의 내부 인테리어는 90시리즈와 상당부분 흡사하다. 모두 ‘스칸디나비아 럭셔리’를 추구 한만큼 당연하다 말할 수 있다. 하지만 S90과 V90, XC90과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개성이 희석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전체적으로 훑어본 뒤 시트에 몸을 맡기고 엔진 스타트 버튼을 오른쪽으로 돌렸다. 디젤차인 만큼 어느 정도의 소음과 진동을 예상하고 있었던 터라 XC60이 선사한 고요함에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이미 완성도가 높은 D4 디젤 엔진이지만 볼보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특히 정숙성 부분에서는 압도적인 수준. 실내에서는 시동이 걸리더라도 그 진동이나 소음으로 불쾌감을 느낄 이유는 전혀 없었다.

기어를 D레인지에 놓고 가볍게 가속페달을 밟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참고로 D4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m의 성능을 발휘하는 엔진이 탑재돼 있다. 고성능의 퍼포먼스 모델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부족함 없는 출력이었다. 특히 디젤차인 만큼 초반 가속 능력은 웬만한 차들을 압도했다.

물론 2.0ℓ 그리고 190마력의 가진 특성으로 인해 고속 영역에서는 시원스러운 가속력이 한풀 꺾이는 모습이지만 이대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고속 주행에서도 회전 질감이 무척 깔끔하여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사진=이건엄 기자

특히 능동형 연료 분사 시스템과 제어시스템, 완성도 높은 8단 변속기가 맞물리면서 정체구간에서도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다. 변속 타이밍이 어긋나거나 엔진제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울컥거림이 나타날 수 있지만 XC60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D4보다 한 단계 높은 D5의 성능이 기대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번 주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말하라면 반자율주행 시스템인 ‘파일럿 어시스트2’를 꼽을 수 있다.

파일럿 어시스트2는 조향 장치의 도움을 받아 자동차가 차선을 유지하여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로,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개발 중의 중간 단계의 기술이다.

가속과 제동을 관리하면서 자동으로 앞 차와의 간격을 사전에 설정된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유지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Adaptive Cruise Control)기술과는 달리, 전방에 감지되는 차량이 없어도 최고 시속 140㎞를 유지해 차선 이탈 없이 달릴 수 있게 해준다. 또, 기존 차선유지 기능(LKA, Lane Keeping Aid)이 지원하던 조향 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사진=볼보자동차 코리아

운전대 좌측에 자리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하고, 오른쪽 화살표 버튼을 누르니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이 작동했다. 얼마나 정확한지 알아보기 위해 곡선 코스에서 손을 놓자 코스에 맞춰 스티어링휠이 저절로 조향됐다. 다만 차선이 없는 교차로에서 속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코너를 이탈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파일럿 어시스트가 완전자율주행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시승 막바지 출발지인 서울 마리나가 보일 때 쯤 문뜩 XC60이 참 매력적인 SUV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전이면 안전, 실용성이면 실용성, 디자인이면 디자인 등 어느 한 점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가족의 안전과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 운전의 재미를 모두 챙기고 싶은 당신이라면 적극 XC60을 추천한다. 한편 XC60의 가격은 연료별 모델 기준으로 D4 모멘텀 6090만원, D4 인스크립션 6740만원, T6 모멘텀 6890만원, T6 인스크립션 7540만원, T6 R-디자인이 7400만원이다. 두 챙기고 싶은 당신이라면 적극 XC60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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