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소수의견 나와…전문가 "한은 선제적 금리 인상 필요"

19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포함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기준금리 결정을 위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이준영 기자

[파이낸셜투데이=이준영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다만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왔다. 다음번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이 주목받고 있다. 한은이 시장에 금리 인상 신호를 줘 시중의 과잉 유동성을 흡수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9일 오전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이후 16개월째 연 1.25%의 최저금리 수준을 이어갔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신호가 나왔다. 18개월만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일형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 완화를 줄여나갈 여건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융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이주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밝힌바 있다. 지난 6월 이 총재는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런 가능성 검토를 면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주목하고 있다. 오는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지난 15일 “올해 미국 경제에 큰 충격은 인플레이션이었다. 이런 약한 수치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시장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엔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올리고 한은이 오는 11월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동결하면 기준금리가 역전된다.

이에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왔다.

윤석천 경제평론가는 “저금리를 유지한다고 해서 경제 성장률이 높아지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미국 연준과 유럽중앙은행의 긴축 정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려야 금리 정책의 가용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 한은 경제성장률 2.8%→3.0%로 상향 조정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8%에서 3.0%로 올렸다. 2018년 경제성장률은 2.9%로 전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로 예상했다. 지난 7월 전망치 1.9%에서 높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배경에 대해 “올해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상품수출 및 설비투자의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민간소비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개선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이어지고 민가소비 증가세도 확대돼 2.9% 성장률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8%로 올해 2.0%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총재는 “내년에는 석유류 가격의 기저효과가 줄어들고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둔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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