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인베스트먼트 등 거래량 급등...전문가, 비트코인 테마주 투기 세력 우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투데이=손현지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연초대비 400% 상승한 가운데 코스피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뜨겁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테마주 투기 세력을 우려했다.

비트코인은 국내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은 대표적인 가상화폐로 꼽힌다. 화폐의 발행 및 거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기존 금융기관 대신 P2P의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정보를 제공하는 코인에스에 따르면 국내 3대 가상화폐 사이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3일 종가(23시59분) 기준으로 658만8883원을 기록했다. 이후 소폭 하락해 18일 종가 기준으로 634만5820원을 기록 중이다.

1년 전인 지난 2016년 10월 18일에는 71만원7175원에 거래됐다. 1년 사이 무려 8.8배나 폭등한 것이다.

업계에서도 비트코인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자금이 증가하고 있고 블록체인 기술의 혜택 등을 고려한 분석이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비트코인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투자자들 관심 쏠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비트코인과 관련 있는 종목들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띄었다.

SBI인베스트먼트(019550)의 경우 19일 오전 10시 현재 전날대비 32원(3.24%) 오른 10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분 43.61%를 가진 모회사 SBI홀딩스가 일본에서 가상화폐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이유로 가상화폐 테마주로 분류됐다.

지난해 10월 19일 SBI인베스트먼트는 종가 572원, 거래량 23만3900주를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최고가 1230원을 기록하며 가격이 두 배 이상 뛰었다. 이날 하루 거래량은 1억2300만주에 이르렀다. 거래량 차이가 1년여 만에 525배에 달했다.

비트코인의 출금, 송금서비스를 제공하는 갤럭시아 컴즈의 주가도 지난 1년간 비트코인 시세에 영향을 받아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지난해 10월 19일 종가 4275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9월 19일 최고가 7200원을 기록해 68% 상승했다. 19일 현재 오전 10시 기준 5480원을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 보안관련 업체로 분류되는 한일네트웍스도 비트코인 관련 이슈에 맞춰 큰 가격 등락을 겪어왔다. 지난해 10월 19일 가격은 4040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8월 1일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5000원 선으로 뛰었다. 지난 8월 31일엔 6070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이날 거래량은 270만주에 이르렀다.

◆ 일부 비트코인 테마주, 투기세력 위주 지적

사진= 신한금융투자, Coin Market

증권업계는 비트코인이 하드포크(블록체인 분리) 이슈를 앞두고 다시 한 번 가격 변동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드포크란 기존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블록체인에서 다른 종류의 가상화폐가 파생되는 것을 의미한다. 예정 날짜는 오는 25일과 11월 1일로 두 차례 블록체인 분리가 이뤄진다.

실제로 블록체인 분리는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 분리 후 파생되는 가상화폐에 기존 가상화폐의 잔고가 그대로 복사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지갑이 3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2100만BTC로 제한돼 있다. 공급이 제한돼 있어 수요가 가격을 결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파생될 ‘비트코인 골드’와 블록 사이즈를 2배로 늘린 비트코인(이름 미정)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대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엔 2번의 분리를 통해 총 3개의 가상화폐를 취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며 “이벤트 전후로 비트코인 가격 변동 폭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8월 1일 하드 포크를 거친 후 파생된 비트코인 캐시가 기록적인 가격 상승곡선을 그렸기 때문에 이번 이벤트도 같은 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비트코인 가격 변동이 있지만 가격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유가증권시장에 불고 있는 비트코인 테마주 투자 열풍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은 비트코인 시세와 관련 없이 움직이는 경우가 더 많다”며 “특히 SBI인베스트먼트 같은 경우 기업 같은 대규모 투기세력이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태현 동부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금융기관의 개입이 없고, 익명으로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투기세력이 많은 편이다”며 “이러한 투기세력들이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비트코인과 연관 있는 종목에도 가담하고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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