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이트 공급 차질시 실적 타격도 불가피

[파이낸셜투데이=곽진산 기자] 하이트진로의 노조가 임단협 결렬에 따른 갈등으로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효자 상품인 맥주 필라이트의 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간 7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필라이트의 생산이 지지부진해질 경우 하이트진로의 향후 실적도 장밋빛을 예견하기가 어렵게 된다.

18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노조가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부분 파업과 전면 파업 등을 반복하면서 강원 홍천 맥주공장과 경기 이천 소주공장 등 2곳만 부분 가동되고 있다. 중단된 4곳의 공장은 하이트진로의 전체 매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심지어 운영되는 공장 2곳 역시 가동률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 여파로 현재 참이슬과 하이트맥주의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주부터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는 참이슬 발주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하이트진로는 비노조원들을 중심으로 비상 생산 체제에 돌입했지만 가정용 물량을 공급하기엔 무리인 상황이다. 일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물량을 일부 공급하고 있지만 현재 1주일 분량의 재고만 남아 있는 상태다.

여기에 노사 간의 계속된 협상 결렬로 파업의 장기화가 예고되면서 참이슬을 비롯한 주요 생산품은 조만간 매장 진열대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하이트진로 측도 파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전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문제는 하이트진로의 효자 상품인 필라이트의 생산이다. 침체된 맥주 시장에서 필라이트는 가성비를 무기로 혜성같이 등장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보수적인 맥주 소비자들의 입맛을 깨고 전국 각지에서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하이트진로의 실적도 견인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향후 하이트진로의 3분기 실적의 호조를 예상하면서 필라이트의 저력을 전망하기도 했다. 필라이트 생산이 중단 시 하이트진로의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필라이트의 판매에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장기화 조짐이 보이는 파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만약 현재 필라이트의 판매량이 유지될 경우 멀지 않은 기간 내에 필라이트 역시 참이슬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미리 생산된 물량이 있어 현재까지 필라이트의 재고는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파업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기 때문에 필라이트의 매출을 쉽게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트진로 노조는 총액임금 7.0%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임금을 동결하되 격려금 180만원 지급을 주장하고 있어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최근 4년간 적자액이 1000억원에 이르면서 비상경영상태에 처한 만큼 노조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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