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SUV가 빈자리 메울 것…현대·기아 단종 가속화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완성차 시장 트렌드가 크로스오버(CUV)로 넘어가면서 소형세단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판매량 저조와 트렌드 변화, 완성차업체의 홀대 등 악재가 겹친 것이 컸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요 완성차업체가 소형 세단 단종에 나서면서 향후 몰락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17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현대자동차 엑센트와 기아자동차 프라이드, 한국GM 아베오 등 국내 소형세단 판매량은 총 8359대로 전년동기(1만4425대) 대비 42.1% 감소했다. 이는 2015년(1만9622대) 보다 57.4% 줄어든 수치로 3년 연속 감소 추세에 있는 상황이다.

차종별로 보면 현대차 엑센트의 판매량 감소가 가장 뚜렷하다. 엑센트의 올 1월부터 9월까지 판매량은 총 5288대로 전년동기(1만391대) 대비 49.1% 줄었다.

업계에서는 엑센트가 국내에서 단종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현재 울산 1공장에서 생산되는 엑센트(프로젝트명 RB)가 2020년까지만 생산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2020년 이후에는 국내 시장에서 엑센트를 볼 수 없다는 얘기다.

또 최근 국내에서 생산하던 엑센트 수출물량을 전량 미국공장으로 이전한 점도 현대차가 더 이상 엑센트에 미련이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기아차 프라이드도 엑센트만큼 판매량 감소가 눈에 띈다. 프라이드의 올 1월부터 9월까지 판매량은 총 2028대로 전년동기(3097대) 대비 34.5% 감소했다. 일각에선 기아차가 프라이드를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만 신형 프라이드(4세대)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GM 아베오는 국내 소형세단 중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었다. 아베오의 올 1월부터 9월까지 판매량은 총 1043대로 전년동기(937대) 대비 11.3% 늘었다. 아베오는 지난해 말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한 이후 상품성이 강화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증가폭이 100대를 겨우 넘는 만큼 판매량 반등의 증표로 보기에는 다소 어렵다는 게 완성차업계의 중론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도 팔리지 않는 소형 세단보다는 수요가 많은 소형SUV에 판매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소형SUV 등 크로스오버 차량이 소형세단의 빈자리를 채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