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최방길 2인 압축 관피아 인사 논란... 노조 "전부 자격미달, 후보 사퇴해야"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손현지 기자] 한국거래소가 이사장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한 가운데 또다시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이사장 교체 때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거래소 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는 제3차 회의를 개최해 최종 면접 대상자로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추천위는 오는 24일 2인을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차기 이사장은 면접을 거쳐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거래소 이사장 임기는 3년이다.

정지원 사장은 부산 대동고 출신으로서 본사가 위치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긍정적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유력후보로 떠올랐다. 최 전 대표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1년 대학교 선배다. 그는 대표적인 금융권 경희대 인맥으로 꼽힌다. 최 전 대표는 이전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를 지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거래소 주요 회원사인 증권 쪽 경력은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그간 낙하산 인사 관행으로 조직 대내외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2004년 이사장 공모 때는 1차 심사를 통과한 후보자 3명이 외압설과 재경부 출신 독식 논란 속에 모두 자진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이영탁 전 이사장이 재공모를 통해 선임됐다. 2013년 이사장 선임 때도 ‘관치’ 논란을 빚으면서 이사장 공모가 중지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선임됐던 정찬우 전 이사장도 금융위 부위원장 출신이었다. 정 전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권 인사를 좌지우지 할 정도로 권력의 실세로 불렸다. 재직 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 KEB하나은행 본부장과 민간은행장 인사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결국 검찰 특수부의 수사를 받으며 이사장 자리에서 자진 사퇴했다.

◆ 관료출신 정 사장 낙하산 우려 

올해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거래소의 낙하산 인사 관행이 개선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신임 이사장 선출을 앞두고 “자본시장 발전에 대한 비전과 역량, 리더십 등을 갖춘 이사장 후보자를 주주총회에 추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정 사장도 관료출신으로 밝혀지며 거래소 이사장 자리가 여전히 정치권 인맥싸움에 휘둘리고 있는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 사장은 27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재무부·재정경제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서비스국장·상임위원 등을 역임한 정통관료다.

게다가 거래소는 1차 공모에 이어 후보 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례 없는 추가공모를 실시했는데 정 사장은 2차 공모 때 뒤늦게 응모한 후보 중 한 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부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7일 거래소 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신임 이사장 후보들 가운데 관료 출신 후보들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거래소 노조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지원자는 내부출신 여부를 막론하고 모두 자격이 없다”며 “유력하다는 후보는 정통 관피아 낙하산이고 무능하거나 부도덕한 내부임원 출신 지원자들까지 잇따라 공모에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거래소는 지난 9월 26일까지 2차례에 걸쳐 거래소 이사장 후보를 공모했고 총 14명이 지원했다. 이사장 후보로는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이동기 현 한국거래소 노조위원장 ▲류근성전 애플투자증권 대표 ▲최방길 전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신용준 전 크레디트스위스은행 감사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 본부장 ▲유흥열 전 한국거래소 노조위원장 ▲김재준 현 코스닥위원장 ▲이철환 전 시장감시위원장 ▲김상진 전 조달청장 등이 지원했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선거캠프에 몸담았던 김성진 전 조달청장이 정지원 사장과 함께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지만 김 전 청장은 서류 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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