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매출에도 기부는 매년 3000만원 꼴

▲ 사진=타타대우상용차.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타타대우상용차가 지난 10년간 인도 본사에 천문학적 규모의 돈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기간 동안 기부에 사용한 돈은 쥐꼬리에 그쳐 국부유출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타타대우상용차가 2007년부터 올해 초까지 인도 타타그룹에 배당한 금액은 총 843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타타대우상용차는 인도 타타모터스 계열사인 TML 홀딩스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반면 같은기간 동안 타타대우상용차의 기부금은 배당금에 1%에도 못 미쳤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타타대우상용차의 기부금은 총 3억37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배당금의 0.4% 수준으로 매년 3000만원정도만 기부에 사용한 것이다. 매년 1조원 대 매출을 내는 기업임을 감안한다면 쥐꼬리 수준에 그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타타대우상용차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을 해외 본사에 모두 송금하는 다른 수입 자동차 한국 법인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다임러AG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로부터 지난해에만 233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대한 다임러AG의 지분율 51%에 따라 지난해 전체배당금 457억원 중 절반 이상이 독일 법인으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이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배당을 시작한 2005년(47억원)보다 6배 많은 액수다. 반면 기부금은 22억원으로 3조원대의 매출을 내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규모에 비해 초라한 편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법인을 두고 있는 수입차업체 대부분이 해외 본사에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한편 기부금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인다”며 “타타대우상용차도 이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보여 국내 브랜드라는 명목을 세우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타타대우상용차는 2016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에 매출 1조318억원, 영업이익 625억원을 기록해 인수당시인 2004년보다 각각 3.4배, 5.6배 성장했다. 대우차 생산 부문 중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던 상용차 부문은 타타대우로 출범한 뒤 수출에 주력하면서 ‘백조’로 거듭났다. 주로 국내 시장에 트럭을 판매하던 내수업체 타타대우상용차는 아프리카 중동 인도 등 40여 개국에 수출하는 다국적 기업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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