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일호 기자]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63)가 수상 소식을 전달 받으면서 “가짜뉴스의 희생자가 된지 의심했다”고 밝혔다.

이시구로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이 자신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뒤 영국 런던 북부 자택 뒷마당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에이전트로부터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거짓말로 알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스웨덴으로부터 매우 멋진 여성이 전화를 걸어와 우선 수상을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물었다”며 “그녀의 목소리가 차분해서 놀랬어요. 저를 파티에 초청했고, 제가 초청을 거부할까 우려하는 듯했죠”라고 말했다.

이시구로는 앞서 BBC와 인터뷰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은 제가 앞서 살았던 대단한 작가들의 발자취를 밟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단한 영광이자 훌륭한 표창”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우 불확실한 순간에 있는 우리 세계에 노벨상이 긍정적인 어떤 힘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내가 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부가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매우 감동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각 영화로 옮겨진 ‘남아 있는 나날’과 ‘절대 날 떠나지 마’의 원작자로 유명한 이시구로는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을 특유의 문체에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섬세하고 유려한 문체로 현대 영미권 작가 중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으며 ‘영미 문학의 표본’으로 통한다.

앞서 2015년 논픽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난해에 포크 록 가수 밥 딜런에 노벨문학상을 수여한 한림원이 전통 문학으로 복귀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이시구로는 일본계로는 세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앞서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 1994년 오에 겐자부로(82)에 이어 세 번째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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