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생산적 금융·포용적 금융 역할 적극 수행키로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생명보험협회는 더 바빠졌다. 특히 ‘문재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른 실손의료보험 변화 등 각 생명보험사들과 함께 협회도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회원사들과 함께 국민을 위한 생보업계 발전을 위해 앞장서 뛰고 있는 송재근 생보협회 전무를 만났다. <대담 본지 김용오 편집국장 / 정리 이일호 기자>

 

송재근 생명보험협회 전무가 파이낸셜투데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송 전무는 “생명보험협회가 앞으로 새 정부의 생산적 금융·포용적 금융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이일호 기자

Q. ‘문재인 케어’에 따른 실손보험 변화를 예상해달라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에 따라 수년 간 60%대 초반에 답보하고 있는 건강보험 보장성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그간 논란이 된 실손보험 손해율을 개선하는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문제는 의료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심도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 정책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선 정부가 급여 코드를 표준화하고 비급여 심사기구를 마련하는 등 기존 비급여 관리 방안 등을 연속성을 갖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실손보험은 그간 ‘제2의 건강보험’이라 불릴 만큼 사회안전망 역할을 해왔다. 이에 따라 정부가 민영보험을 축소하거나 가격을 낮추기보단 시장 원리에 맡겨 공-사보험 간 합리적 역할을 모색할 시점이라 본다.

Q. IFRS17 도입에 따른 보험사 체질개선 문제는?

2021년 적용될 IFRS17 도입과 관련해 금융당국은 부채적정성평가(LAT), 위험 기준 자기자본(RBC) 제도 등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보험사 재무비율이 급격히 악화되지 않도록 유예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일부 중소형 생보사는 재무적으로 유리한 상품 중심으로 체질개선이 필요하며, 몇몇 업체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위기 개선을 노력 하고 있다. 협회에서는 규제 강화로 인한 충격이 중소 보험사에 일시에 반영되지 않도록 당국에 단계적 규제 적용을 지속 건의하고 있다.

협회에서는 앞으로 IFRS17 도입 준비 및 건전성 제도 강화 대응 등을 통해 새로운 제도가 연착륙하고 생보사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Q. 고령화·저출산·저금리·저성장 기조 장기화에 대한 생보업계 계획은?

사회경제 환경이 변화하면서 기존처럼 외형 성장위주 영업형태를 답습하는 건 지속가능 측면에서 한계라 본다. 질적 경영과 가치경영을 통해 성장보다 수익 위주로 영업방식을 전략하는 게 필요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 대비 인슈어테크(Insuretech) 등을 발전시킬 필요도 있다.

구체적으론 고객 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 친화적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 편익 향상을 유도해 신규시장을 창출할 계획이다. 또한 헬스케어 서비스 등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경쟁력을 도모하는 중이다.

보험사의 또 다른 수입원인 자산운용과 관련해선 회사별 부채 특성을 고려해 효율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함과 동시에 해외의 선진 투자기법을 습득해 적용하고 있다. 자산 운용과정에 있어서도 리스크 관리 역량을 확보해 고객 자금 보호에 힘쓰고 있다.

Q. 고령화 대비 건강관리서비스는 어떻게 준비 중인가?

고령화 진전에 따라 기존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헬스케어 관련 법·제도 환경은 의료계 반발로 인해 아직도 10년 전 논의되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건강관리서비스는 여러 해외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고객의 의료비 지출 절감과 보험구 청구 감소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다. 또한 다양한 주체가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국내에선 현행 의료법상 의료행위와 비의료행위에 대한 정의가 부정확하고, 때문에 이에 대한 별도의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 않고 있다. 국가 발전을 위한 서비스산업 육성 차원에서라도 정부가 과감히 법·제도를 개선해주길 바란다.

송재근 생명보험협회 전무가 파이낸셜투데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송 전무는 “생명보험협회가 앞으로 새 정부의 생산적 금융·포용적 금융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이일호 기자

Q. 우수설계사 제도의 역할과 새로 도입한 ‘골든펠로우’(Golden Fellow) 제도의 의미는?

우수인증설계사 제도는 2008년 완전판매를 통한 소비자 신뢰도 제고를 위해 도입했다. 이에 따라 동일회사에서 3년 이상 활동하고 13회·25회차 계약유지율 요건 등 엄격한 기준에 부합하는 설계사에게 우수설계사 인증을 해주고 있다. 우수인증설계사 제도는 생보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개선하고 완전판매 문화를 확산하는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올해 도입한 골든펠로우제도는 우수인증설계사 제도 도입 10주년을 맞아 만든 것이다. 우수인증설계사 중 가장 우수한 설계사 300명에게 특별한 별도의 명예를 부여하는 제도로, 우수인정설계사의 만족도와 자긍심을 고취함과 동시에 설계사들이 완전판매를 실천하는데 기여하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불완전판매와 소비자 민원 문제의 개선 방안은?

생명보험업이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소비자 신뢰가 높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협회는 소비자 신뢰 개선을 위해 2015년부터 회원사와 공동으로 ‘소비자 신뢰제고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협회와 생보사 소비자업무 담당임원(CCO)는 지난 2년 간 부산과 광주 등 7개 지역에서 총 14회에 걸쳐 소비자단체와 소비자를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해왔다. 기존 고객에 대한 사후 관리 강화도 힘쓰고 있고, 올해 5월부터는 ‘알기 쉬운 생명보험 안내자료’를 제작해 어려운 보험상품 약관에 대한 소비자 이해를 높이는 일도 진행해왔다.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 민원현황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감소한 1만4148건을 기록 중이다. 앞으로 협회와 생보업계는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자율적 서비스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나아가 불완전판매 방지를 통해 민원발생 예방에도 힘쓰겠다.

Q. 보험사기 문제가 심각하다. 문제점과 향후 대응 방안은?

최근 보험사기가 강력범죄와 연계되거나 조직화, 지능화되는 등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경향을 보면 자동차보험 관련 사기는 줄어드는 반면 생명·실손보험 관련 보험사기가 증가하는 추세다. 허위 입원이나 살인사건 등 생명보험 관련 보험사기는 수사나 혐의입증이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도 이러한 추세를 감안해 지난해 9월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을 만들었지만 처벌을 한층 강화해 특별법 실효성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도 보험사기 전담조직을 확대하고 홍보 동영상이나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가두 캠페인을 펼치는 등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과 금융당국,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유관기관과도 긴밀하게 협력하는 중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지능화되고 조직화되는 보험사기를 대응하는데 노력하겠다.

Q. 생명보험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은?

새 정부의 금융정책 추진 방향에 따라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방향이 보험사의 중·장기적 경영전략과 부합할 경우 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대폭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협회는 ‘생산적 금융’의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보험사의 신상품 개발을 지원하고, 또한 ‘포용적 금융’의 측면에서 사회 안전망으로서의 기능을 더욱 강화해 신뢰받는 분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보험업계와 소통하며 보험업 혁신을 위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가겠다.

대담 : 김용오 편집국장, 정리 : 이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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