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들어간 레고 이어 토이저러스까지 파산신청

▲ 사진=레고 코리아

[파이낸셜투데이=곽진산 기자] 미국의 대형 장난감 유통업체인 토이저러스(Toys‘R’Us)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국내 완구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레고(Lego) 역시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장난감의 위기가 온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토이저러스와 마텔(Mattel), 해즈브로(Hasbro), 레고 등 세계적인 완구업체들은 잇달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토이저러스는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고 CEO 성명서를 통해 은행들로부터 30억 달러(약 3조3900억원)의 융자를 수혈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마텔과 보드게임‧완구 제조업체 해즈브로 역시 토이저러스 파산신청과 함께 주가가 급락했다. 토이저러스의 파산보호가 완구업계 전반에 경고음을 울린 셈이다. 앞서 완구업체 1위인 레고는 지난달 전체 직원의 8%인 1400명을 감원한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완구업계의 부정적인 상황을 예고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완구업체가 포진돼 있는 미국에서 쇠락이 예고되는 만큼 국내 완구업계도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완구 제조업계 2위인 레고 코리아는 현재 시장 상황에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는 입장이다.

앞서 레고 본사의 직원감축 소식 이후 레고 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의 지침으로 인해 정확한 의견을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행히 레고 코리아의 지난해 실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손오공이다. 국내 완구 제조업체 1위인 손오공의 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손오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5% 줄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만 하더라도 5억9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손오공이지만, 주요 품목들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손오공은 아직까지 시장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완구매출은 크리스마스나 추석 등 특정 시즌에 상승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상반기는 완구매출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지 않고 정치적 이슈 등으로 소비침체를 겪었던 만큼 두고봐야한다는 것이다.

손오공 관계자는 “지난 4분기부터 정치적인 이슈로 소비실미가 저하돼 매출이 떨어진 것이 올 2분기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판매량 저하에 따른 생산 비용이 상승하고, 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말했다.

이어 실적 회복을 위한 방식으로 손오공 관계자는 “앞으로 터닝메카드의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대형 프로젝트 공룡메카드가 내년 상반기쯤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하는 완구시장 침체는 섣부른 판단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장난감 업계 시장 규모는 연간 1조6000억원에 이르고, 키덜트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완구 수입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 1~4월 기준 전체 완구 수입액은 2억7590만달러(약 3150억원)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특히 로봇 등 인형완구 수입액은 전년 대비 80% 급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전통적인 장난감을 대체했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시장에서 완구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완구업계의 생존은 트렌드를 얼마나 잘 따라가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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