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흥행몰이 성공했지만 문제점도 많아…대책마련 시급

▲ 사진=스타크래프트 홈페이지 캡쳐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출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추억을 곱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PC방 이중과금 논란과 자잘한 오류 등 잡음도 끊이질 않았다.

게임업계에서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어느 정도 유저 유입에는 성공했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향후 블리자드측의 대처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지난달 15일 전세계 동시 출시됐다. 국내에서는 블리자드 가맹 PC방을 통해 지난 7월 30일부터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해 다른 국가보다 먼저 게임을 즐긴 바 있다.

현재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긍정적이다. 업그레이드된 그래픽과 부분적으로 개선된 시스템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뿐만 아니라 e스포츠 분야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고,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활용한 이벤트 매치와 e스포츠 대회 역시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온라인 서비스인 배틀넷 서버에 과부하가 생길 정도로 유저 몰이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이 인터넷 개인 방송에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사람들을 끌어 모은 것이 한몫했다.

하지만 인기가 많은 만큼 잡음도 끊이질 않았다. 침체된 PC방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업주들이 이중과금이라며 블리자드측과 현재까지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스타크래프트가 PC방 열풍과 함께 컸던 게임인 점을 감안하면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그래픽 뿐만 아니라 게임 내 콘텐츠에 한글 음성 더빙, 한글 번역을 도입하고 새로운 배틀넷 기술을 적용하는 등 2년 동안 노력 끝에 탄생한 작품”이라며 “또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원하지 않는다면 게임 내 설정을 통해 기존 ‘스타크래프트'만 이용할 수도 있으므로 과금 부분은 선택 문제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일부 구형 내장형 그래픽 칩셋이 적용된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오픈GL(OpenGL)’ 오류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점도 옥에 티다.

실제 리마스터버전을 구입하지 않고 무료로 배포된 스타크래프트 1.18버전을 구형 그래픽 칩셋이 적용된 컴퓨터로 실행할 경우 ‘오픈GL(OpenGL)을 초기화할 수 없습니다. 비디오카드 드라이버가 최신인지 확인하십시오’(Unable to initialize OpenGL. Please verify that your video card drivers are up to date)라는 경고문구가 뜨면서 게임이 자동으로 종료된다.

오픈GL은 1992년 미국 실리콘 그래픽스사에서 만든 2차원 및 3차원 그래픽 표준 규격으로 프로그램 플랫폼 사이의 교차 프로그래밍을 지원한다. 쉽게 말해 서로 다른 프로그램 사이에서 원활한 구동이 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재 스타크래프트 1.18버전은 오픈GL 2.0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인텔 내장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같은 불편을 겪고 있다”며 “실행이 안 되는 사람들의 컴퓨터가 구형 칩셋을 사용한 그래픽카드이기 때문에 지원하는 오픈GL 버전이 낮아 실행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GL의 버전은 그래픽카드를 따로 변경하지 않고서는 올릴 방법이 전무하다. 즉 현재로서는 스타크래프트 1.18버전을 실행하기 위해선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 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노트북을 사용할 경우 그래픽카드 추가 장착이 어렵기 때문에 노트북을 바꾸는 방법 밖에 없다. 19년 전 출시된 게임을 실행하기 위해 그래픽 카드를 바꾸고 노트북을 새로 구입하는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의 흥행이 오래 지속되기 위해선 블리자드측의 대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기존 RTS 장르를 즐겼던 유저뿐만 아니라 새롭게 게임을 접하는 유저를 모두 겨냥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라며 “이중과금 문제와 오류 등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롱런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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