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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너리스크’發 파문… 증권사 초대형IB ‘급제동’초대형 IB 인가신청 5곳… 적격성 잣대에 자유로운 곳 없어

[파이낸셜투데이=이일호 기자] 삼성증권의 초대형투자금융(IB) 사업 진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5일 서울지방법원 선고 공판에서 뇌물공여 등 4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받은 탓이다.

이 결과를 놓고 업계 안팎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을 포함해 현재 초대형IB를 추진 중인 증권사 5곳이 모두 대주주 적격성 문제 소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께 당국의 초대형 IB인가 발표가 나올 예정인 가운데 증권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초대형IB 사업에 인가 신청을 낸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사의 올해 상반기 말 자기자본은 총 24조6265억원이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가 자기자본금 7조1498억원으로 선두를 기록한 가운데 NH투자증권(4조6925억원)과 한국투자증권(4조3450억원), 삼성증권(4조2232억원), KB증권(4조216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51조856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0조8657억원으로 9994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상위 5개사의 자기자본은 23조1707억원에서 1조4558억원이나 올랐다.

업계에서는 상위 증권사의 자기자본금 증가를 초대형IB사업 진출 일환으로 보고 있다. 초대형 IB란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증권사들을 대형 증권사로 육성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증권사들이 초대형 IB 인가를 받으면 만기 1년 내 어음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또한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회사는 종합투자계좌업무(IMA)도 가능해진다.

문제는 증권사의 이 같은 행보가 최근 삼성발(發) 오너리스크로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지난 7월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인가와 관련하여 대주주의 재판절차가 진행 중인 사유로 인해 심사가 보류될 것임을 금융당국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증권의 대주주는 삼성생명으로 총 29.3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생명의 대주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20.76%)이며, 이 부회장은 0.06%의 삼성생명 지분을 갖고 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최대주주가 법인인 경우 최다 출자자 1인을 최대주주로 규정한다. 삼성생명의 경우는 이 회장이 최대주주인 셈이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선 법인의 주요 경영사항을 지배하는 자 또한 특수관계인으로써 최대주주에 포함하도록 했다. 해당 법규에 따라 이 부회장 또한 최대주주가 된다. 최근 이 부회장 공판이 대주주 적격성 문제 소지가 되는 셈이다.

대법원 판결에 최소 1~2년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 기간 삼성증권은 신규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할 수 없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최종심에서 금고형 이상의 실형을 받으면 집행 완료일로부터 5년이 지나야 결격사유가 해소된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삼성증권이 최소 6~7년은 IB부문에 뛰어들지 못할 것이라 보고 있다.

당국의 이번 방침에 따라 그간 야심차게 초대형IB를 준비해온 삼성증권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그간 초대형IB지정과 단기금융 인가 등의 업무를 전담하는 ‘종합투자금융팀’을 신설하고 IB전문가도 다수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당국 방침에 따라 삼성증권의 초대형IB 인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 소지가 있는 곳은 삼성뿐만이 아니다. 초대형IB 인가 신청을 낸 5곳이 모두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융당국이 삼성증권 건과 같이 초대형 IB 인가에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들이댈 경우 이에 자유로울 증권사는 아무 곳도 없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선 때문에 적격성을 문제삼는 당국의 규제가 다소 과한 것이 아니냐고 토로하고 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6월 열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증권사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질문에 “IB인가 심사를 대주주 적격성 중심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진웅섭 금감원장도 지난 7월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높은 수준의 리스크 인수역량과 고객 간 이해 충돌을 관리할 내부통제시스템은 필수”라며 “확대된 업무범위에 걸맞은 역량과 시스템을 구비하도록 유도할 것”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28일 미래에셋대우를 시작으로 다음달 1일까지 초대형IB 인가를 신청한 증권사 5곳을 대상으로 초대형 IB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를 위한 현장 실사를 진행한다. 이번 현장 실사를 통해 금감원은 이들 증권사의 IB 지정 및 인가를 위한 발행어음 관련 IT 체계와 조직 인력 현황, 사업계획 등을 점검한다. 금감원은 이를 바탕으로 다음달 초 외부평가위원회를 열어 대주주 적격성 조회 요청 결과를 취합할 예정이다.

이일호 기자  lih@f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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