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이슈’ 금호타이어 감소폭 두드러져…전년比 62%↓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각종 악재로 부침을 겪고 있는 타이어업계가 투자규모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호타이어의 경우 매각 이슈가 계속되면서 경영이 차질을 빚고 있어 경쟁력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업계 ‘빅3’가 올 상반기 투자활동에 사용한 현금은 총 384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0% 줄었다.

업체별로 보면 매각 이슈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금호타이어가 올 상반기 투자활동에 사용한 현금은 총 967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62.3% 급감했다. 이는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지난 1월 중국 더블스타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후 급격히 나빠진 실적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한 일부 해외 대리점이 구매를 줄이는가 하면 일부 해외 바이어는 더블스타와 직접 계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반기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연간 기준 적자가 날 가능성도 있다. 금호타이어가 연간 영업손실을 내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 2135억원 이후 처음이다.

업계 1위 한국타이어도 투자규모가 크게 줄었다. 한국타이어가 올 상반기 투자활동에 사용한 현금은 총 171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4% 줄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원재료인 고무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률 하락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해 1분기 t당 1156달러, 2분기 1375달러였지만 올해는 1분기 2099달러, 2분기 1533달러로 높아졌다. 합성고무(부타디엔) 가격도 작년 상반기 t당 1298달러에서 올해는 2450달러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데 통상 3~6개월 정도 걸린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완성차업체나 대리점 등 유통업체에 가격 인상 요인을 설명하는 데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타이어업계 빅3 중 유일하게 투자 규모를 늘렸다. 넥센타이어의 올 상반기 투자 규모는 총 11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5.4% 급증했다. 다만 넥센타이어가 중국과 현대·기아차 비중이 높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넥센타이어의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8% 내외로 한국타이어(약 12%)보다 높다.

한편 타이어 기술 경쟁력의 지표로 볼 수 있는 연구개발(R&D) 비용은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모두 큰 변화가 없었다. 이들이 올 상반기 집행한 R&D비용은 총 168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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