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커니, 컨테이너 선사 경쟁력 확보 촛점 빗나가...과거 한진해운 논리 답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지난해 9월부터 진행된 현대상선에 대한 AT커니의 컨설팅 내용이 현실적이지 못하고 부실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AT커니는 현대상선의 장기 생존 전략으로 2022년까지 10조 원을 투입해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했고, 현대상선은 이를 근거로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자금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AT커니는 지원금 10조 원의 용도로 컨테이너 선사로서 '핵심 경쟁력'인 선대 확장을 위해 절반 이상인 5조 6,000억 원을 투입하고 2만 TEU급 이상 초대형선 30여척을 확보해 선복량을 100만 TEU로 높여야 한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컨테이너 박스 확보에 3 조 3,000억 원을, 터미널 지분 인수와 용선 계약 정리 등에 1조 1,000억 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T커니가 내놓은 컨설팅 보고서에 대해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조선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미 여러차례  컨테이너 선사에 대한 경쟁력은 선대확장이 아니라 자사가 운용하는 선박에 얼마나 많은 짐을, 빈 공간없이 효율적으로 운항하는지 여부가 핵심인데, 여전히 한진해운 파산 직후의 정부 논리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전 새정부 100대 과제에서 2022년까지 100만 TEU로 선대를 끌어올려 해운업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그같은 자료를 작성했을 해수부에 대해 업계,금융권에서 상당히 어이없어 했다"며 "배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민들이 대부분 알게 된 사실이다. 컨설팅 업체가 문제다"라고 말했다.

컨설팅 내용을 AT커니와 정부가 사전에 협의한 내용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청와대가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의 해운부문 정책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해양진흥공사를 발족하고 이를 통해 2022년까지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 100만 TEU(지난해 47만 TEU) 달성으로 해운강국 위상을 회복하겠다고 적시돼 있다고 전해진다.

더구나 타 업종에 비해 원양 '컨테이너'사업은 얼라이언스를 통한 과점형태에, 시황이 수시로 변동하면서 상황을 유동적으로 그때마다 대처해야 하는 사업임에도 1년 가까이 컨설팅을 진행했으면서 바뀐 해운시장에 상황에 대한 반영이 전혀 안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더욱이 현대상선이 지금과 같이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 중 하나도 과거 거액의 자금을 투입해 구조조정 전문 컨설팅 업체의 컨설팅을 받고 난 후 위기가 더 커졌다는 점을 들며 컨설팅 업체 선택에 대한 문제점도 나오고 있다.

한편 현대상선은 단기 유동성 확보가 절실했던 2014년 하반기부터 1년 여간 미국 컨설팅 업체인 BCG를 통해 구조조정 컨설팅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국내 화주들과의 영업스타일이나 해운업 특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BCG는 막무가내식의 인력 구조조정과 과도한 미국식 업무질서로 체계를 뒤바꿔 국내 화주들이 대거 한진해운으로 이탈했던 사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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