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오 편집국장

[파이낸셜투데이= 김용오 편집국장] 2017년 5월9일 ‘촛불민심’을 바탕으로 ‘장미대선’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100일이 흘렀다. ‘숨가쁘게 달려왔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지난 100일이었다. 국민이 꿈꾸던 상식적인 소망들이 하나하나 실현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YTN, 문화일보, 중앙일보가 여론조사를 한 결과 84%에 육박하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 100일을 “어리버리한 백일이 아니라 딱 부러진 백일, 답답한 백일이 아니라 가슴 뻥 뚫린 백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겨울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이 드러나고 대통령 탄핵에 이어 조기대선과 새정부 출범까지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세계 각국은 ‘촛불혁명’ 이라고 부르며 대단히 경이롭게 바라보고 있다. 수백만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와서 유혈사태 하나, 연행자 한 명 없는 평화적인 ‘명예혁명’을 만들어 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이런 사례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 그 결과로 선출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국제사회가 보여주는 존중이 대단하다는 게 외신의 평가다. 대한민국 국격을 확실히 세웠다.

이처럼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압도적인 국민지지율을 바탕으로 ‘촛불민심’이 원하는 방향성을 찾아 제시하는 일에 주력한 100일이었다.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시작으로 많은 공공기관, 대기업 등에서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졌거나 계획중이고,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 국정역사교과서 폐지, 국정원 TF 설치, 검찰·국방부 개혁 추진, 최저임금 인상, 프랜차이즈 가맹점 갑질 근절, 부동산 대책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역대 정부 출범 100일과 비교해 국민 지지율이 가장 높은 까닭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100일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 결과 문재인 정부 1000일이 결정될 것이다. 지난 100일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방향 설정이라는 의미가 컸다면 앞으로의 100일은 새정부가 목적하는 정책을 더욱 세심하고 디테일하게 가다듬고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과제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국정 농단으로 나라가 총체적 혼란 상태였던 상황에서 빠른 시일에 국정을 안정시키는 게 급했다. 또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출범한 정부라서 국정 목표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이 급했다. 국정기획자문위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3단계 이행계획이 있었는데(혁신기-도약기-안정기), 1기를 혁신기로 한 게 문재인 대통령 뜻이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1기를 혁신기로 잡고 초기부터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이었다.

물론 순탄한 것만 있지는 않았다. 문재인 정부 100일을 돌이켜보면, 가장 치열한 저항은 원전 문제였다. 어떤 사회적 문제든 기존 기득권 세력, 보수 정치 세력, 보수 언론 이렇게 연합이 형성될 때 저항이 가장 세다. 대한민국의 기본을 다시 바로 잡겠다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면 문재인 정부 국가비전이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필요한 과제들이 있다. 권력기관이 권력을 내려놓고, 대기업.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고 방송 등 언론이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등의 과제를 실행하려는 데 지금 격렬한 저항이 곳곳에서 벌이지고 있다.

결국 개혁은 입법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100일 동안 ‘국민과의 협치’에 중점을 두었다면 입법이 필요한 내용을 여야 간 협치로 풀어내야 한다. 이제부터는 새정부가 벌여놓은 각종 국가사회적 과제를 확실하게 제도화하고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여야 협치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까닭이다.

야3당은 16일 문재인 정부에 대해 일제히 혹평을 쏟아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100일을 한 마디로 말하면 ‘내로남불 100일’”이라며 “지난 100일 문재인 정권도 과거 정권의 잘못된 행태를 극복한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훈 대표의 명의로 논평을 낸 바른정당도 “소통은 잘하는데 일머리가 어설퍼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다”는 평으로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웠다. 국민의당은 ‘노무현 정부의 아류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취임 100일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을 40대의 93.1%가 지지했고 30대의 91%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10·20대는 87.4%, 50대는 79.9%로 나타났다. 60대 이상에서도 70%를 기록했다. 보수 성향이 짙은 대구와 경북에서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67.7%를 기록했다.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주는 징표다. 야당도 정부를 감시,견제해야 하지만 나라를 바로 세우고 국민을 위한 정책에는 발목잡기에 급급해서는 안될 것이다.

출범 100일,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의 안정인 삶에 필수적인 것들, 이명박근혜 정부 9년동안 못했던 일을 해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느라 정작 국민을 위한 곳간은 존재하지 않았던 이명박근혜정부의 9년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절망스런 삶을 안겨주었었는지, 지금 우리 국민들은 더욱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다. 지금 국민들은 “ 100일만에 나라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새삼 깨닫고 있다. 앞으로의 1000일을 더 기대하는 까닭이다.

 
김용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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