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농림부 2차 조사 결과 발표

▲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롯데마트 서초점 매대. 평소엔 계란이 가득해야 하지만 두부와 콩, 라면 등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사진=곽진산 기자

[파이낸셜투데이=곽진산 기자] “계란 언제 다시 들어오나요? 뉴스에서 보던 것처럼 정말 심각한가 보네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롯데마트 서초점. 평소 같으면 계란으로 가득해야 할 매대지만 두부와 콩나물, 김 등만 가득 차 있다. 한쪽에는 매대의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한 라면 등 건조식품도 놓여있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30대 주부 백모씨가 “계란이 어디에 있냐”는 물음에 직원은 “그 자리가 계란을 판던 곳”이라고 대답했다. 매대 상단, “언론에 보도된 살충제 성분 검출 농장은 당사에 해당이 없다. 소비자 식품 안전을 위해 정부의 계란 안전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란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한다”는 푯말만이 이곳이 계란 매대였음을 알려줬다.

오후 5시께 롯데마트 내부에선 계란과 관련된 상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롯데마트 서초점 유제품 담당 직원은 “어제(15일) 밤부터 이곳에 있는 계란이란 계란을 모두 판매대에서 치웠다. 정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검사가 끝나고 안전성이 확보된 이후에야 다시 계란을 판매할 예정이지만,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권모씨는 “어제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오늘은 계란이 필요해서 마트에 온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판매가 중단된 걸 보니까 실감 난다”며 “이제 무서워서 계란은 안 사먹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롯데마트 내부에 입점해 있는 다른 점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계란은 물론 계란말이 완제품, 메추리알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직원은 “계란이 들어간 제품들은 일단 정부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살 수 없다”고 대답했다. 푸드코트에서도 계란이 들어간 제품은 판매를 중단하거나 계란을 제외해 판매했다. 푸드코트 한 직원은 “원래 샐러드에 삶은 계란이 들어가지만 지금은 판매하지 않는다”며 “일부 고객들은 계란을 빼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는 더러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롯데마트 서초점 가공식품 매대. 계란이 들어간 가공식품의 판매가 중단됐다. 사진=곽진산 기자

계란에 대한 우려는 컸지만, 가공식품에 대해선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롯데마트 냉동식품 담당 판매원 김모씨는 “이 제품에도 계란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이 물어보고 구매하지는 않는다. 판매가 우려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량의 경우는 크게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가공식품의 경우 대부분 소량의 계란이 사용되기 때문에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살충제 계란을 먹었더라도 곧바로 인체에 유해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농림축산식품부가 경기도 남양주시, 광주시 소재 친환경 농장의 계란에서 각각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이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은 일제히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정부의 즉각적인 대응에 따라 일부 할인매장 등에선 안전성 검사를 마친 제품들에 한해 판매 재개에 나섰고 롯데마트는 이날(16일) 오후부터 점포별로 판매를 재개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매장마자 상황은 다르겠지만, 정부 검사결과에 따라 안전성이 확보된 계란들은 지난 16일 오후부터 판매를 재개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6일 전국 모든 산란계 사육농가에 대한 살충제 전수조사 1차 결과를 발표했고 오늘 조사 2차 결과를 발표한다. 앞선 조사에서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남양주 농장에서 피프로닐이 추가로 검출됐지만 조사 대상 243곳 중 241곳이 적합 판정을 받았다. 2차 조사는 전체 산란계 농장 1239곳 가운데 약 80% 이상인 1000여곳에 대한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검사에서 적합판정을 받은 농장은 곧바로 계란 유통이 허용돼, 이날부터 전국 계란 수급은 다소 원활해질 예정이다. 다만 전날까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산란계 농장이 모두 6곳으로 늘어나는 등 추가검출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한편 식약처는 국제 기준에 따라 피프로닐 잔류 기준을 계란의 경우 0.02㎎/㎏으로 정해놓았다. 남양주 양계 농장 계란에서 검출된 포프로닐 양은 0.0363㎎/㎏으로 기준치를 넘긴 했으나 즉각적인 위해성을 보이기엔 매우 적은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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