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류 시장, 지난해 1조2000억원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곽진산 기자] #대학생 성모씨(28)는 무더위에 편의점을 자주 찾지만 아이스크림을 절대 사먹지 않는다. 성씨가 생각하는 아이스크림의 가격보다 편의점에선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성씨는 “아이스크림 가격은 믿을 수 없다”며 “편의점에서 정가를 주고 사먹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고 대답했다.

아이스크림의 권장소비자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이 깨지면서 무더운 여름에도 빙과류 제품이 외면받고 있다. 최근 빙과류 시장 역시 4년 새 40%가량 위축됐다. 제과업계가 원가 인상을 이유로 아이스크림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매출도 장담하지 못하게 됐다.

14일 닐슨코리아와 빙과업계에 따르면 2012년 1조9723억원 규모였던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 시장은 2014년 1조7699억원, 2015년 1조4996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지난해는 1조2000억원까지 후퇴하면서 4년 만에 40%가까이 감소한 셈이다.

아이스크림 판매 부진의 대표적 요인으로는 비정상적인 빙과류 판매 구조가 꼽힌다. 편의점이나 동네슈퍼 등에서 과도한 할인 폭으로 아이스크림에는 ‘반값’이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소비자들이 아이스크림 가격을 믿지 않게 됐다. 제품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동시에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빙과업계가 권장소비자가격 표시제를 도입한 이후에도 제도에 강제성이 없이 사실상 효력이 없어 최대 90%까지 할인율을 적용하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도처에 널려 있는 상황이다. 이는 빙과 제조업체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특히 할인제품이 많은 아이스크림은 권장소비자가격에 대한 불신이 크다”며 “아이스크림을 대체할 수 있는 커피 등이 많아지면서 동시에 판매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소비자층의 부재도 빙과 시장을 위축시켰다. 전통적으로 아이스크림은 어린이들이 주요 소비층이다. 빙과업계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는 저출산이 고착화되면서 주 소비층인 어린이 수가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스크림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 통계청에 따르면 5세부터 14세까지 어린이 인구는 45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9%에 불과하다. 어린이 인구는 매년 사상 최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향후 아이스크림 판매가 지속적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제과업계는 상당수의 대표 아이스크림 제품들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빙그레는 지난 6월 ‘엔초’의 초콜릿 함량을 높이면서 가격을 2% 인상했다. 또 빵또아 레드벨벳과 참붕어싸만코 녹차 역시 리뉴얼을 이유로 가격을 15.4% 높였다. 롯데푸두는 거북알의 권장소비자가격을 800원에서 1000원으로 25% 올렸고, 기존 800원이었던 빠삐코 역시 리뉴얼해 가격을 1000원으로 책정했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의 가격도 신뢰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초부터 지속된 아이스크림 제품가격 인상은 매출 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