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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CEO 성과급체계 손본다… ‘100대 국정과제’ 일환지난해 성과급 최대 21억원… ‘이연지급 40%’ 규정에 손실내면 차감·환수까지

[파이낸셜투데이=이일호 기자] 새정부가 금융권 성과급 체계를 손질하기로 하면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받은 성과급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간 금융권 CEO들은 성과급에 급급해 단기성과를 좇는 반면 금융 소비자 이익은 등한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당국 규제에 따라 이 같은 관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금융권에서 성과급을 가장 많이 받은 CEO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사장으로 총 21억6040만원을 받았다.

메리츠증권은 2010년부터 금융당국의 ‘금융회사 성과급 모범규준’에 따라 성과급의 50% 이상을 주가연계로 이연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최희문 사장이 거둔 성과급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의 성과급 중 일부며, 메리츠증권 주가가 2012년 주당 750원에서 2015년 6800원대까지 오름에 따라 높은 성과급을 거두게 됐다.

금융지주에서 가장 높은 성과급을 올린 CEO는 한동우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8억3800만원을 챙겼다. 이밖에 ▲은행권 박진회 씨티은행장 5억5900만원 ▲보험사 정몽윤 현대해상 사장 9억1300만원 ▲카드사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6억4400만원 등이 각 분야에서 고액의 성과급을 올렸다.

최근 금융권 CEO들의 성과급이 주목받는 이유는 정부가 규제 ‘칼날’을 들이댈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감독규정을 오는 9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의 일환이다.

기존 시행령은 법조항 해석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성과보수를 이연지급하는 의무 비율을 “일정비율 이상”으로만 정하고 있어 금융회사별 보수지급 기준을 설정할 때 혼선이 발생해왔다.

새로운 시행령에 따라 금융회사 성과보수 이연지급 비율은 임원과 금융투자업무담당자의 경우 최서 40%이상을 의무화한다. 또한 이연지급 기간 중 담당 업무와 관련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실 규모를 반영해 성과보수를 환수하거나 차감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조항도 생겼다.

회장·행장의 총급여 한도를 사실상 20억원으로 묶고 단기 성과급을 총급여의 5분의1로 묶은 은행권의 사례를 다른 업권에 적용하는 방안도 도입될 예정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까지 금융권 단기성과 중심의 고액성과급 지급 관행을 해소하고 내부통제의 질을 향상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실적 본위의 성과급 체계는 금융권 CEO들이 단기실적에만 치중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아왔다.

은행권의 경우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상반기에만 6조원에 달하는 실적을 올리는 동안 예대마진으로만 10조원에 가까운 실적을 올렸다. 가계부채가 1400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높은 대출이자로 쉽게 고수익을 올린 것이다.

금융소비자원은 “미국 기준금리 0.5% 인상이 국내 대출금리를 0.46% 상승시킨 반면 예금금리는 거의 종전대로 적용하고 있다”며 “국내은행들이 금리 적용을 얼마나 불합리하게 하는지 보여주는 단적 사례”라고 말했다.

현행 성과급 체계가 금융사 CEO들이 단기 리스크(위험)를 추구하게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영석 서강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우리 정부는 금융회사의 단기성과 위주의 보상체계가 경영진 등의 과도한 위험추구를 야기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이러한 경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일호 기자  lih@f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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