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지점 수 바탕으로 양적확대 나서… 정작 핀테크 변화에는 둔감

사진=NH농협 블로그

[파이낸셜투데이=이일호 기자] NH농협이 직불결제를 바탕으로 한 실물카드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혀 주목받고 있다. 현재 카드업계는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 플랫폼이 확대되고 국내 카드 시장도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속속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 측은 전국 최대 규모 지점망을 활용하면 사업 확대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하지만 자사 앱카드인 ‘NH앱캐시’는 근거리무선통신(NFC)나 QR코드, 바코드 등을 활용한 결제조차 제대로 도입되지 않은 상황이다. 카드업계가 핀테크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농협이 이런 변화를 감지하는 데 둔감한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 ‘농업금융 2020 3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체크카드 등 실물카드 확대에 나섰다. 전국 최대 규모인 1159곳의 지점을 활용해 언제든지 카드 발급이 용이하다는 것을 이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김용환 NH농협지주 회장은 2020년까지 카드업계에서 총 이용액 110조원, 시장점유율 3위를 목표로 내걸었다.

체크카드는 지점을 통해 바로 발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지점이 많을수록 고객 확보에 용이한데, 농협은 전체 은행권 가운데 가장 많은 지점 수를 갖고 있다. 실제로 전업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에 고전하는 데는 고객 홍보용 창구가 부족하다는 부분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농협은 카드업계 가운데 체크카드 이용액 점유율 1위다. 지난해 NH농협카드의 체크카드 이용액은 35조1190억원(신용카드 43조2160억원)으로 같은 기간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25조7000억원을 웃돈다. 카드사들이 양적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농협은 압도적 지점 수를 바탕으로 카드 사업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현 NH농협카드 카드기획부 과장은 “체크카드 확대 방안은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며 “부대사업에 있어 잘하는 부분에 집중하는 식으로 20~30대 고객 등 연령대에 맞는 카드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핀테크 발달로 실물카드 사용이 점차 줄어들 전망이라는 것이다.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페이’와 ‘앱카드’ 등 간편 결제의 도입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들어 ‘알리페이’와 ‘위쳇페이’ 등 해외 간편결제 업체들도 국내 시장에 노크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실물카드가 곧 사라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농협의 핀테크 도입은 타 업계에 비해 한발 느린 상황이다. 카드사들이 자사 모바일 간편결제 플랫폼인 앱카드를 통해 NFC와 QR코드, 바코드를 활용한 결제 방식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농협의 모바일 간편결제 앱 ‘NH앱캐시’는 관련 결제 방식 도입이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NH농협 관계자는 “QR코드나 바코드를 활용한 결제는 올해 하반기까지 도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NFC 방식 등 간편결제 기술 도입은 “자체적으로 준비하는 중”이라고만 말해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핀테크 기술 확대에 대해서도 “디지털 조직을 확대하는 등 핀테크 역량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결과물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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