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 24시간 총파업 시위.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기녕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헌법 개정 추진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되는 등 베네수엘라의 불안이 고조되면서 통화인 볼리바르가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롬버그 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암시장에서 볼리바르는 1달러=8700볼리바르에 거래됐다. 이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고시하는 공식 환율인 1달러=10볼리바르와 800배 이상 차이 나는 수치이다.

블룸버그는 볼리바르 공식 환율로 산정한 현지 주식시장의 시가 총액은 2조5700억 달러로 독일이나 프랑스, 인도, 캐나다를 훌쩍 웃도는 규모임을 지적했다. 하지만 암시장 환율을 적용하면 이러한 시가총액은 30억 달러로 급감한다. 마두로 정부가 정정불안으로 볼리바르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공식 환율을 10볼리바르로 묶어두고 있는 이유다.

볼리바르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것은 달러 부족사태와, 국제사회의 원유 수출 제한 경고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마두로 대통령의 헌법 개정 추진을 놓고 거리 시위가 격화되는 등 정정 불안이 심화되며 해외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국제사회가 이 중남미 국가의 자금줄인 원유수출을 조일 수 있다는 경고를 하자 통화 가치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마두로 대통령이 부임한 이후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이 무려 27% 급감했고, 올 들어 식료품과 의약품 부족 사태로 길거리 시위가 연일 격화되는 등 정정불안이 확산되면서 퇴진 압박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이 무려 72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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