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약한 삼성페이-애플에 밀리는 페이팔… 제휴 통해 ‘약점’ 보완 기대

사진=삼성전자 블로그

[파이낸셜투데이=이일호 기자] 삼성페이와 페이팔(PayPal)이 손을 잡았다. 삼성페이는 오프라인에, 페이팔은 온라인에 강점이 있는 만큼 양사가 힘을 합쳐 최근 급격히 커진 간편결제 시장을 점령하겠다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의 간편결제 솔루션 삼성페이와 미국 전자결제 업체 페이팔이 전략적 제휴 파트너십(MOU)를 체결했다.

향후 삼성페이 사용자들은 페이팔 계정을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등록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간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또 페이팔 계정에 접속해 오프라인에서 삼성페이를 이용해 구매한 내역을 쉽게 확인할 수도 있게 된다..

페이팔은 삼성전자와의 MOU가 자사 오프라인 간편결제 역량 강화를 이뤄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1990년대 창업한 1세대 간편결제 업체 페이팔은 전 세계 2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업계 선두주자다.

하지만 최근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애플페이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보스턴 리테일 파트너스’가 올해 초 조사한 결과 북미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애플페이에 내줬다. 비록 애플페이가 34%, 페이팔 32%로 나와 큰 차이는 없었지만 페이팔 독주가 마무리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페이팔은 올해 4월 비자카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한데 이어 같은 달 안드로이드 페이를 운영하는 구글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오프라인 결제 기반 마련에 주력해왔다.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제휴 또한 이러한 방향의 일환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미국 내 소매점에서 페이팔을 통해 결제할 수 있는 매장은 30%대에 불과하다. 페이팔 측은 이 비율을 내년까지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운쿠르 아리야 페이팔 브레인트리 부문 수석 부사장은 “이 생태계에 있는 모든 이들과 파트너 관계를 맺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다음 단계”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페이팔을 통해 부족한 글로벌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8월 국내 출시를 기점으로 미국과 중국, 스페인, 싱가포르, 호주, 태국, 인도, 스웨덴,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등 출시 국가를 18곳까지 늘렸다.

하지만 삼성페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쉽게 늘지 않아 고민이 큰 상태였다. 이에 전 세계 2억명의 가입자를 보유중인 페이팔을 발판삼아 오프라인 결제 시장 강화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MOU는 삼성페이의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첫 선을 보인 삼성페이는 등장 2년 만에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강자로 올라섰다. 하지만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선 앱카드 등에 밀려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페이 전체 결제 건수 중 온라인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이다. 오프라인 결제시장에서 카카오페이 등 다른 간편결제 플랫폼을 압도하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페이와 페이팔이 아직 어떤 식으로 협력할지 구체화되진 않았다”면서도 “페이팔 사용자가 많은 만큼 글로벌 시장 확대나 온라인 간편결제 역량 강화에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간편결제 시장이 본격 ‘전쟁’을 앞두고 양적확장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양사의 전략적 제휴가 향후 어떤 시너지를 보일지 업계 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마트기기에 강점을 지닌 삼성전자와 20년 넘게 노하우를 쌓은 페이팔이 시너지를 일으킬 경우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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