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폭락 ‘세번째 파도’일 가능성… 투자전문가들은 ‘갑론을박’

사진=flickr.com/photos/cafecredit/27371201890

[파이낸셜투데이=이일호 기자] “지금 가상화폐를 사는 게 좋을까?”

이 질문에 대해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투기세력의 움직임에 따라 가격 폭등락이 이어지고 있어 예측이 쉽지 않은 까닭이다. 가상화폐는 실물화폐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입어 올해 들어서만 가치가 2배 넘게 상승했다.

지난 10년간 1세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Bitcoin) 가격 경향성을 분석한 결과 장기적 관점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일 가능성이 크다. 과거 두 차례 가격 폭등시기 직후 단시간 안에 폭락이 이어지는 경향이 이번에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현재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데스크(CoinDesk)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1993.26달러(한화 약 225만원)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11일 3018.54달러(한화 약 340만원)로 최고점을 찍은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34%나 곤두박질쳤다.

이더리움(Ethereum)의 가격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지난달 13일 391.78달러(한화 약 44만원)를 찍은 이더리움은 현재 59.8% 폭락한 161.37달러(한화 약 18만원)까지 떨어졌다.

가격 폭락은 충격적이지만, 장기적 변화만 놓고 보면 지금과 같은 가상화폐 가격폭락은 예고된 수순이라 봐도 무방하다. 비트코인 변화 추세만 놓고 볼 경우 과거 두 차례 가격 폭등 직후에도 동일한 수준의 가격 하락이 수반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는 향후 가상화폐 시장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가상화폐 가치 폭락, 장기적으론 ‘예견된 상황’

비트코인 가격은 지금까지 세 번의 큰 변동이 있었다. 첫 번째 고점은 가상화폐 초창기 시절인 2011년 6월 초였다. 비트코인은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처음 활용되면서 조금씩 확산됐고, 이후 인터넷 화폐로 알려지며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2011년 초 1달러 아래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5개월 후인 6월 19일 28.92달러로 30배 넘게 치솟았다. 하지만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Mt.Gox)사가 해킹으로 당시 가치로 875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도난당하면서 순식간에 2달러대로 가격이 떨어졌다.

두 번째 고점은 2년 뒤인 2013년 말에 있었다. 11월 초까지 200달러대 언저리에 있던 가상화폐 가격이 2013년 11월 18일 미국 상원 위원회가 비트코인을 합법적 거래수단으로 여긴 직후 보름새 5배 넘게 폭등한 것이다.

1147.25달러로 고점을 찍은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중국 중앙은행(PBOC)이 금융기관과 지불중개업체에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하는 규제를 적용하면서 가격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여기에 마운트곡스사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카펠레스가 회사 파산 과정에서 비트코인을 ‘먹튀’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후 200달러대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세 번째 변곡점은 지난 5월 발생했다. 일본 참의원이 비트코인을 합법화하기로 했고, 그밖에 알터코인(대안화폐) 투자도 활발해지면서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올해 초 1000달러를 하회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11일 3018.54달러까지 치솟으며 가상화폐 ‘광풍’을 불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비트코인 용량을 1메가바이트(MB)에서 2MB로 늘리는 세그윗(Segwit)을 앞두고 중국 채굴그룹(가상화폐 생산자 그룹)이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상화폐 가격은 재차 하락한 상태다.

◆가상화폐 가격 변화 특징과 향후 전망

가상화폐의 장기적 가격 변화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을 지닌다. 우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리플코인 등 유력 가상화폐는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변화한다. 이러한 경향성이 나타나는데는 시장 지배적 가상화폐가 전무한 상황에서 한 가상화폐의 가격 변동이 다른 가상화폐에 연쇄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큰 폭의 가치폭등 이후에는 여지없이 가격 하락이 수반된다는 점 또한 특징이다. 비정상적 가격 상승 이후 투기세력이 일괄매도로 손을 털면서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것이다.

가상화폐 가치 폭락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폭등 전과 가격이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것 또한 유의할만한 부분이다. 가격 폭락 이후에도 가상화폐의 강력한 화제성으로 인해 거래가 과거보다 더욱 활발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상 장기적 추이를 되짚어보면 비트코인의 ‘세 번째 파도’가 지나고 다시 가치가 하락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 보인다. 비트코인은 지난 두 차례 변동기에 그 가치가 비정상적으로 폭등한 뒤 급격하게 꺾이는 경향성을 보였다. 그리고 지난 6월 가격 폭락 그래프 또한 앞선 변화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상화폐가 조정기를 거쳐 올해 말부터 다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기도 한다. 골드만삭스 차트분석사인 시바 자파리는 비트코인 가치가 현재에서 50% 이상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