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아닌 ‘상생’…“소비자가 우선돼야”

▲ 참프레 공장 전경. 사진=참프레
[파이낸셜투데이=곽진산 기자] 대기업인 A사에서 원하는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 B사. A사와 함께한다면 B사의 진일보가 예상되는 상황. 그러나 B사는 홍보·마케팅에 투자할 인력과 자금이 부족하다. <파이낸셜투데이>는 이러한 기업을 연결하기 위해 ‘FT브릿지’를 기획했다. 혁신적 기술·제품을 보유했거나 개발 중이지만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을 발굴, 대기업와 중소기업 간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39번째 주인공은 닭고기 가공 전문업체 참프레다.

올해는 유독 닭의 수난이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의 가금류 농가를 덮쳤고 현재까지도 그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다. 몸값이 귀해진 닭고기는 최근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제품 가격 인상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애먼 닭고기가 시민들의 불매운동 대상이 된 탓에 닭고기 소비는 잠시 침체돼 있지만, 그럼에도 닭고기는 여전히 사람들이 자주 찾는 음식임에는 틀림없다. 튀겨서, 삶아서, 샐러드에 담아서. 그만큼 쉽게 소비되는 국내 육계 시장 규모는 1조8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 정도로 매년 5~10% 신장하고 있다.

참 + Fresh = ‘참프레’

고착화된 닭고기 유통 시장에서 최근 눈부신 성장을 거둔 기업이 있다. 바로 ‘참프레’다. 참프레는 ‘진실되다’라는 의미의 ‘참’과 신선함을 의미하는 프레쉬(Fresh)에서 파생된 ‘프레’가 합쳐져서 ‘살아있는 신선함’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참프레는 최근 신선한 성장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참프레의 지난해 매출은 4071억원으로 전년동기(3929억원) 대비 3.6% 늘었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144억원으로 같은기간(15억원) 대비 무려 9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대비 영업이익은 작은 편이지만 업계 특성을 고려했을 때 가히 놀라운 성장이라고 볼 수 있다.

참프레는 닭고기‧오리고기를 중심으로 하는 축산물 가공과 배합사료 등의 제조 및 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참프레의 올해 1분기 육가공품을 제외한 도축실적 시장점유율은 8.2%로 하림(19.4%), 체리부(8.6%) 올품(8.5%)에 이은 4위다. 사실상 하림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참프레는 오히려 동종업계와의 경쟁이 아닌 자체 ‘품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 상품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현재 참프레의 상품 인지도는 낮은 편이지만, 수입 닭고기에 대한 품질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국내 닭고기 시장의 동반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참프레는 백숙용 통닭고기, 삼계, 오리 등 기본적인 신선제품은 물론 가공제품 생산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참프레 레토르트(고온살균제품) 삼계탕과 산야초 발효 오리훈제, 치킨너겟, 치즈스틱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전국 롯데마트에서 입점돼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아울러 추가적인 공정과 까다로운 제조 절차가 필요한 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유연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국내 최초 ‘동물복지’ 시스템 도입

참프레처럼 신선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별도의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참프레의 장점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2015년 10월 참프레는 국내 닭고기 동물복지(CAS) 시스템을 도입했다. 동물의 생명 존중을 고려하기 위해 이산화탄소(CO2)와 산소(O2)를 함께 사용해 기절상태에서 스트레스 없이 도계를 진행하는 시스템인데, 이를 통해 닭고기의 부드러운 육질을 확보한다.

참프레 공장 계류장. 사진=참프레

또한 공기냉각시스템을 통해 고도의 ‘신선함’을 유지한다. 신선제품은 얼마나 빨리 냉동하느냐에 따라 신선함의 정도가 달라진다. 참프레는 5.8㎞ 세계 최장거리 에어칠링을 통해 닭고기의 육심온도를 40도에서 1도까지 빠르게 감소시킨다. 여기에 로봇이 자동으로 분류‧적재‧이동하도록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풀오토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닭고기가 5분 내에 냉장‧물류 창고로 입고돼 높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참프레 운송차량은 깔끔한 모듈방식과 분리방식으로 운영되는 어리장(닭을 싣는 컨테이너)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기본적으로 이동 중 닭의 안정성을 확보한다. 그동안 상‧하차 시 닭을 던지거나 쏟아 붓는 방식으로 인해 닭이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 분리된 어리장은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

2013년 공장 설립 후 급격한 성장
“품질 좋은 닭고기 생산이 우선“

참프레의 성장은 유독 가팔랐다. 2011년 공식적인 설립을 알렸지만 실제로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한 것은 2013년이다. 4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국내에서 손에 꼽는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과감한 투자’에 있다.

전라북도 부안군에 위치한 참프레 공장은 농장에서부터 이동차량, 도계장 등을 유럽의 선진 설비들을 살펴본 이후에 약 2300억원을 들여 설립했다. 신중했지만 과감했다는 평가다. 덕분에 빠른 시간 내에 고품질의 신선한 닭고기를 생산할 수 있었다. 거래처는 물론 소비자들 사이에서 ‘참프레’라는 브랜드 인식도 제법 신속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참프레 에어칠링 공정. 사진=참프레

물론 괄목한 성장 배경엔 참프레의 이념도 한몫했다. 참프레는 기본적으로 국민건강 증진과 식문화 발전을 추구한다. 앞서 동물복지 인증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참프레는 ‘국민들에게 품질 좋고 안전한 닭고기를 제공하자’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는 국내산 닭고기의 우수성을 확보해 수입산 닭고기와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참프레 임직원 역시 국내산 닭고기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참프레의 비전은 바다 건너에 있다. 우선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식문화를 발전시키고 세계에 이름을 알리는 대표 식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참프레 사무실과 근무복에는 ‘가치+’라는 미션 문구를 달고 있다. 참프레가 임직원들과 함께 건강하고 품질 좋은 닭고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다짐과도 같다. 참프레 직원들은 개개인의 가치가 높으면 같이 성장할 수 있고, 참프레의 최종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참프레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신제품 개발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참프레가 지금껏 걸었던 정도를 걷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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